자작글

자화상

인보 2006. 6. 17. 13:48

 

자화상

호 당 2006.6.17 살붙이라고는 딸 하나 그도 멀리 시집보내고 부인마저 여의고 덩그러니 외톨이가 되었다. 핏기 있을 때야 두려울 것 없었지만 무서리에 호박잎처럼 되고 보니 찾아오는 손님 없어 외로움뿐이었다. 허름한 의자에 몸을 기댄 저 모습 보라! 모진 세월 버텨왔지만 아직도 빗줄기는 쓰러져가는 초막을 사정없이 퍼부었다. 간혹 그를 만난 사람들은 얼굴에서 세월을 읽고 입안에서 인생길을 읽고 머리에서 삶의 고뇌를 읽고 마지막으로 몸에서 인생무상을 읽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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