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호 당 2006.6.17
살붙이라고는 딸 하나
그도 멀리 시집보내고
부인마저 여의고
덩그러니 외톨이가 되었다.
핏기 있을 때야
두려울 것 없었지만
무서리에
호박잎처럼 되고 보니
찾아오는 손님 없어
외로움뿐이었다.
허름한 의자에
몸을 기댄 저 모습 보라!
모진 세월 버텨왔지만
아직도 빗줄기는
쓰러져가는 초막을
사정없이 퍼부었다.
간혹 그를 만난 사람들은
얼굴에서 세월을 읽고
입안에서 인생길을 읽고
머리에서 삶의 고뇌를 읽고
마지막으로
몸에서 인생무상을 읽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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