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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류공원의 가을
호 당 2006.10.24
첫사랑의 그리움일랑
저만큼 묻어두고
친구 따라
두류공원을 찾으니
우리에 갇힌 돼지처럼
우글거리는 승용차는
주인 오기만 기다리고.
무수한 새떼가 밟고 간
꼬부랑 산길 따라 오르면
확 트인 시가지를
우뚝우뚝 나직나직
가득 메운 거인들은
흰 분가루 뒤집어쓴 듯
앞산의 여인은 붉은 치마
휘두르고 손짓하고.
온 산이 다정다감한
붉은 연정으로 단장하고
맞아주었다
등성이에 만난
늙은 새떼들의 이마에는
붉은 이슬 방울방울 맺혀
내 마음마저 붉게 물들였다.
어깨에 슬쩍
내려앉은 붉은 낙엽
엿 연인인양 싶어
기어코 잊으려고
다정다감한 벗과
붉은 연정으로 수놓았다.
두류공원은
붉은 열정으로 수놓은
새떼들의 보급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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