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 거부/호당/ 2025.6.12모임에 가장 왁짝하고 내로라하는 그가코로나 창궐에 만남은 거부강한 강철도 아닌데예방주사 거부위리안치했는지해제하고 자유 왕래 거부친구 어울림도 거부벨 문자 거부스스로 은둔하고 내 집 밖 일 상관없음거부는 굳어 미라 mirra가 되어가는지공짜 위로금도 거부했는지하늘의 소명도 거부할 수 있나. 자작글-025 2025.06.12
부치다 부치다/호당/ 2025.6.12또래들 힘자랑이 웬 말인가?곧 해는 넘어갈 텐데힘에 부치어 상대 안 할란다불쑥 솟는 아침 해님이야어디에 비교하더라도 부칠 면 없지남의 논밭 때기 부치면서한여름 덥다 하여 부채나 부치고게으름을 부친다이웃집 적 부치는 소리 지글지글고소한 냄새에 부치는 힘 벌떡 일어난다인편에 쌀 한 말 부치자고 옥신각신 언쟁그만 없던 일로 부치고 껄껄 웃는다. 자작글-025 2025.06.12
연화식당 연화식당/호당/ 2025.6.11깔끔하고 세련된 식당상냥한 아가씨의 환대에마음 붉어진다흔히 손님 많은 식당은 와글와글소음이 맛을 삼켜버린다빈 그릇 두고 흐릿한 낱말 쏟다 보면주섬주섬 그릇 챙겨간다더 버틸 배짱 있나2층 독방 우리만의 가랑잎 풀풀 날려도정이 실린다그의 녹음테이프 재생이 옥에 티음식 맛도 접대 시중도 흐뭇하다주름살 몇 개 더 펼쳐 검버섯 쓰러진다꽃말처럼 깨끗한 맘 먹고 온 연화식당. 자작글-025 2025.06.12
스마트폰 유심교체 스마트폰 유심 교체/호당/ 2025.6.10거대한 통신사가 방화벽이 무너졌다니저수지 방축 무너지면 물은 흘러 가버리지저수지 방축을 노리는 송곳이 있다보이스 피싱믿을 수 없다고태풍에 과수원 과일 떨어지듯 한다방화벽 두꺼워 보안이 강화된 유심을 교체해 준다당당하게 고체 받는 사람나이 먹어 체면치레하니맘이 편안하다안심해도 좋으리라 믿는다못 둑 무너지더라도 나는 흘러가지 않으련다. 자작글-025 2025.06.11
시 쓰기의 고뇌 시 쓰기의 고뇌/호당/ 2025.6.10낮은 내 머리는 하얀 백지 같다밤이면 백지에 무엇 하나 채우려는 욕망이것이내 사랑의 한 판인가 싶다긴 밤이든 짧은 밤이든 나를 기다려주는 사랑 하나꽉 막힌 하수구 같은 욕구는 차올라불만과 호소의 소리 들린다그대 위해 가느다란 송곳으로 쪼아 조금 뚫린 사랑 한쪽만 보내드리라밖은 소낙비 소리돌개바람 소리사락사락 싸락눈 소리재촉하는 소리 받을지라도꽉 막힌 수챗구멍인걸채워주지 못해 그대 미안하오. 자작글-025 2025.06.11
죽겠다는 말 죽겠다는 말/호당/ 2025.6.10더워 죽겠다,더워죽겠다연발집에서는 웃통 벗고 에어컨 돌려라,돌려외출에는 반라의 차림속살 들어 보이고추워 죽겠다,죽겠다연신 패딩 가죽 잠바 입고 눈밭에 뒹굴다집에 와서 보일러 계기 올려라,올려겨울은 지나간다죽겠다는 말 예사정말 죽는다는 의사의 말죽음의 선고 받고 기가 죽는다죽겠다는 말은 예사말강조하려는 말귀여워 죽겠다미워 죽겠다사랑하면서입에 달고 자주 쓰면 천박하다. 자작글-025 2025.06.10
서투른 사랑 서투른 사랑/호당/ 2025.6.9멀리 있는 것도 아닌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는시간이 내게는 라일락 향기 맡는즐거움이다언제까지 향기만 맡는가 조급한 발정모루 위 무쇠 벌겋게 달지 않은 시간을 망치질한다탱탱 소리만 내고뜻밖의 망치에 놀란 소리가까이 올 듯한 어긋난 계산법사랑의 옥시토신이 막 분비할 무렵불나방은 불만 보면 날아든다혼자만 두드린 서투른 사랑. 자작글-025 2025.06.09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호당/ 2025.6.9이때까지 잘 버티어 온 맑은 날먼 데서부터 먹구름 덮이기 시작한다먹구름 뻥 뚫린 틈으로 날아온 부음 訃音놀랄 것도 슬퍼할 것도 없이조금 앞선 것명복 冥福 빌어주자태산준령을 거친 먹구름 다가온다방파제는 남모르게 무너지고맘 쓰지 말자아등바등 말자마음 가는 대로 흘러가자. 자작글-025 2025.06.09
알몸 알몸/호당/ 2025.6.8사우나탕은 남녀 구분알몸 보란 듯 활보하는 자시계추는 뒷짐 져도 좋아말 콧구멍 벌름벌름큰 연장 벌떡벌떡점잖고 교양 배긴 자는 뱀장어 머리 숙인다혼욕탕한 점 가리고 보여주고 보고 피장파장이지만은근슬쩍 마음 주고 싶은 자를가까이한다산 조형물의 알몸독사 머리 빳빳이 세워 사우나탕을 휩쓴다. 자작글-025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