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기끼지 왔다 내가 여기까지 왔다. 호당 2020.1.8 메마른 골짜기는 목말라 비만 기다린다 장마 길어야 한 달 지나면 바삭바삭한 맨바닥 산이 더 목말라 했었다 골이 깊어야 물이 있다는데 깊지도 짙지도 않은 짧은 탯줄 같아 거기 양수는 부족 했었다 물이 물을 불러 모으고 책이 책을 모으고 나는 물을 .. 자작글-020 2020.01.08
너의 뒷덜미 너의 뒷덜미. 호당 2020.1.8함께 꾸린 모둠 밥상이 어언 20여 년한 지역에서 근무했고 같이 물러났다는 인연 한 점이 뭉쳐 서로의 뒷덜미를 보듬어 줌이 얼마나 포근했었는가팔팔할 때 낱말에 기가 실려 왁자지껄한 울림에 소주병이 뒹굴고꽃 판에 생기가 펄펄 날더니뒷덜미도 후끈후끈했었다모둠 밥상머리에 이빨 빠지고 숟가락이 사라지고 박힌 별이 별똥별이 되었다가뭄이 계속된 웅덩이 올챙이 다섯 마리모둠 밥상에 앉으면 서로 권하고 입김 불어 넣어 따뜻하게 했다뒷덜미를 바라보며 한 생애를 쓰다듬는다. 자작글-020 2020.01.08
겨울 들판에서 겨울 들판에서 호당. 2020.1.7 황량한 들판을 걷는다 낙엽이 구렁텅이서 겹겹이 쌓아 포개있다 괜찮아 희망을 갈구하는 이의 밑거름이 될 거야 한껏 비상할 날개에 실은 꿈의 욕망 하나 눈덩이에 짓눌려 오돌오돌 떤다 마냥 떨 수만 없지 아직 내 안의 꿈 한 알 달걀을 배란한 암탉처럼 준비.. 자작글-020 2020.01.07
소나무 그루터기 소나무 그루터기. 호 당 2020.1.7 살아있음에 대한 시간이 멈추었다 그때부터 생의 독은 확산하기 시작 새로운 시간이 쌓을수록 부패를 재촉하는 독침은 딱딱한 고체 속을 침입한다 여기까지만 푸름의 행적을 추억으로 응고해 두자 이까짓 것 걷어찬다 저항 없이 푸석하게 흩어지고 속 알.. 자작글-020 2020.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