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나무 화살나무. 호당 2020.1.15 화살촉 봐라 누구를 겨누는가 선과 악이 뒤섞인 사회 악을 겨누어 경종 울려라 삶은 늘 팽팽하고 긴장한다 느슨할 때가 없다 삶을 겨누고 삶을 화살 시위에 장전한다면 자족을 위한 채찍이다 화살은 자신을 겨누고 자신을 꿰뚫어 봄이 참삶이 아닐까 화살나무 촉.. 자작글-020 2020.01.15
직각 직각. 호당 2020.1.14 그는 남쪽을 사랑하면서 곧은 고속도로만 달리고 싶은 마음 남쪽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사랑 겨울 남향 창가는 당신의 성깔 같으면서 완곡한 커브 길에서는 영락없이 북창을 연다 긴 여정을 한결같이 직각을 그리려는 몸짓 피곤하고 지칠 만도 한데 굽히지 않고 오늘 .. 자작글-020 2020.01.14
첫눈 오는 밤에 첫눈 오는 밤에. 호당 2020.1.14 이만큼 묵은 세월 쌓은 이 밤 나 홀로 문밖을 거닐고 있다 뽀드득뽀드득 한밤중 아파트 불 꺼진 밤 고요 속에 잠들어 꿈꾸고 가로등 불빛을 빗겨 내린 눈 어느 모퉁이로 나처럼 스칠까 먼 그리움 싣고 내리는 눈이다 아련히 떠오르는 초롱초롱한 눈동자 지금.. 자작글-020 2020.01.14
알면 안되니껴 알면 안 되니껴. 호당 2020.1.13 우리 말 글이 감옥에 갇힐 때 나는 일본 선생한테 배웠니터 집에 서는 잘 주무신니껴 잘 가시데이 그러타 카이 마카 짚신 신고 마실 돌고 그만 배 고프이더 우리말 막 썼다 카이 좋은 말 뚜껑 열고 있니더 업니껴 학교가면 뚜껑 닫고 고자질 당하면 매 맞고 벌.. 자작글-020 2020.01.13
햇볕을 쬐다 햇볕을 쬐다. 호당 2020.1.12 고독이 쌓일수록 굳어버릴 수 있겠다 수변공원 수목들 조형물들이 딱딱하게 굳어 햇볕을 쬐면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모두 부동자세를 취한다 검버섯들이 패거리 지어 받침 한두 개쯤 빠진 낱말을 뱉는다 고독이 굳어버리기 전에 뱉어낸다 할 일 없음과 고독은 .. 자작글-020 2020.01.12
겨울나무(동목) 겨울나무. 호당 2020.1.11 봄이 올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떨며 겨울잠을 잔다 뿌리털이 시리다고 외침은 온몸이 얼었다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것 이 계절을 가장 혹독한 시련이라 본다 잎을 떨친 것은 더 마음 쓸 일을 줄이자는 관습이다 덧옷이란 인간에 적용 겨울에 맨몸은 원래로 돌.. 자작글-020 2020.01.11
마음조절 마음조절. 호당 2020.1.11 삭막하다는 말이 허허벌판을 거닐 때만 느끼는 기분이 아니다 내 몸은 고물차가 되어 털털거리며 걷는다 도중에 마음이 기우뚱 세는 것은 삭막함과 관계없다 자기를 조절 못 하는 것은 의지와 관계라면 나무라도 변명할 수 없지 구린 근심 조절 안 되면 이미 영혼.. 자작글-020 2020.01.11
햇볕 쬐다 햇볕 쬐다. 호당 2020.1.10 지린내 피워 불확실한 음가 새어 나오는 소리 짙을수록 햇볕 쬐려 양지를 찾는다 햇살 좋은 날일수록 벤치는 만원이다 마음도 구린지 홀라당 누워 세월을 삼킨다 햇볕 독차지하려 들지 마라 공평하게 내준다 새때 날아가면서 찔끔 오물을 깔린다 패거리 짓지 말.. 자작글-020 2020.01.10
노을처럼 노을처럼. 호당 2020 .1.10 해맞이하려 추위 아랑곳하지 않고 기를 쓰는 족속들은 붉음에 마음 실으려는지 해지기 마중 가는 이 별로 없는 것은 하루의 마감을 소홀히 여기는 짓이라 보지 않는다 노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이 향기 풀풀 날리고 만발할 때 가장 사랑을 줘도 만족한 붉음이.. 자작글-020 2020.01.10
생의 그늘이 싸늘하다 생의 그늘이 싸늘하다, 호 당 2020.1.8 어떤 연이 끼었는지 늙바탕에 영양이라는 지명을 같은 날 일터로 명 받았다 거기 생의 업그레이드한 지점이고 재 출발점이다 생은 흐른다. 만난다. 해어진다. 전전하던 생이 퇴임하고 또 만났다 귀 생생 눈 생생일 때는 다른 쪽에서 그늘을 만들고 매.. 자작글-020 2020.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