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없음 할 일없음. 호당. 2020.2.6 어찌나 사납게 굴던 하늘이 질퍽한 대지를 아침 해님의 눈길에 씻은 듯 산뜻해 신선한 아침이다 바닷가에 나갔다 수평선 너머 섬들이 시치미 떼고 아직 잠들고 있다 갈매기는 하늘을 선회하며 하루를 재촉한다 창창 푸른 손바닥엔 ‘할 일없음’ 빈 손아귀가 부.. 자작글-020 2020.02.06
해 질 무렵 해 질 무렵. 호당. 2020.2.6 어둠 털어낸 해님 붉디붉은 정열 보면 힘이 불끈 솟는다 내 행로는 시간이란 바늘이 겨눈다 내 행위를 채색한 그림은 명도 채도가 바래진다 군중과 함께한 마라톤 주자 푸른 점 찍자마자 탈색 변조되는 내 낯바닥 내 이웃 바람맞은 나무는 비실비실 거뜬히 버티.. 자작글-020 2020.02.06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호당. 2020.2.5 밤을 붉게 한 쾌락 한 점 결과에 대한 모성애는 시작된다 무풍지대에서 돛단배 가장 난풍 亂風 대신 가장 순백한 바람의 가슴으로 애무를 받고 싶다 울창한 숲 지나 깊숙한 계곡 한 점 옹달샘 풍성한 젖줄 생명의 근원 달의 주기에 맞추어 꽃피우는 동산 평생 .. 자작글-020 2020.02.06
취업은 별이다 취업은 별이다. 호당 2020.2.3 항상 고운 바람만 부는 줄 알았다 창 넘어 후투티 새를 바라본다 4년을 꼬리치던 새는 날아 가버렸다 찬 바람 분다 양철지붕 우박 소리 얼마 지나면 사라질 우박 우박을 보존할 손재주 없다 종이배는 떠내려갔다 붙잡을 줄 몰라 종이접기 배우는 친구보고 헛기.. 자작글-020 2020.02.04
부싯돌 치기 부싯돌 치기 . 호당 2020.2.3 온몸으로 불쑥 솟는 힘으로 부시와 부싯돌의 마찰 불똥이 튄다 발정한 수컷의 근성으로 하반신의 정력으로 덥석 우겨 다짐으로 끌어안는 힘으로 부싯돌을 친다 자동차의 플러그 일정한 간격으로 일정한 타임으로 불꽃을 틔운다 점화는 발동 출발의 전 단계 이.. 자작글-020 2020.02.03
겨울 빈 들판에서 겨울 빈 들판. 호당 2020.2.2 지금 싸늘한 빈 들판을 바라본다 어젯밤 꿈 푸른 립스틱의 뒤를 따르다 결국 좁히지도 못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 바람은 사정없이 따귀를 갈긴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정신 차리라는 따귀일 것이다 내가 왜 이러지 영원.. 자작글-020 2020.02.02
혹한 혹한. 호당 2020.2.1 너무 혹독한 꾸지람이다 감수해야 하는 나의 고통 새파란 발자국이 빠르고 보폭이 넓다 이 나이에 따라가려 아니 앞지르려 했다 자신을 알아 라는 매질을 독려로 받았다 가난은 방구들을 싸늘하게 했다 내 체온을 모아 맞서 책장을 넘겼다 방안 물이 얼려도 내 맘은 얼.. 자작글-020 2020.02.02
2월의 시 2월의 시. 호당 2020.2.1 첫 만남의 기쁨으로 맞은 그녀 다가가려 설레고 큰 그림 배경 찾으려 여기저기 하는 사이 떠나버렸다 2월 낯설지만 반반한 미녀 차가워 보인 듯하다 마음 거머쥘 묘약을 찾는다 마음 움켜쥐면 술술 풀릴 듯한 예감 공짜로 굴러온 구술이 아닌 바에 내 마음부터 열어.. 자작글-020 2020.02.01
내일을 꿈꾼다 내일을 꿈꾼다. 호당 2020.1.31 지구 끝 저쪽엔 총구를 겨눈 누군가 있을 것을 믿는다 지구 끝이든 누구든 보이지 않아 좋다 내 숨을 겨누고 언젠가는 방아쇠를 당길지 숨 쉰다는 것만 확실하다 밤에 잠겼다가 아침 해를 맞았다는 숨보다 간밤 꿈을 새긴다 나목은 추위를 견디며 봄을 꿈꾼다.. 자작글-020 2020.02.01
형제들 형제들. 호당 2020.1.30 형제들은 시간이 익어가는 순이다 출세는 성적순이 아닌 발동하는 순이다 햇볕과 이슬방울 사이 시간의 독침이 있다 형제는 오랫동안 시간을 잘 다루었다 지금 단 두 방울 시간순도 성적순도 아니야 물방울엔 바람구멍 숭숭 구멍으로 진맥이 샌다 영롱할 때 무지개 .. 자작글-020 2020.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