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클로버. 호당 2020.3.1 싱싱한 푸른 잎 보기 좋아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이랍니다 잔디밭 한 포기 용감하군 불모지에서 뿌리박는 생명이 있다 푸른 낱말 같이 섞어가면서 삶이 어렵다 포기하려는 자들 클로버를 보면 부끄러워질 걸 잔디 영역을 야금야금 뿌리 뻗어 영역 뜯어 먹는다 한 해만 .. 자작글-020 2020.03.01
미스터 트롯-1 미스터트롯-1. 호당 2020.2.29 맥박이 가슴이 심금을 울린다는 말 이럴 때 쓰는가 너희 노래 저울대에 올린다고 배짱이 노래 들어 봐 감정을 실었더냐 반짝이는 별 웃음이 있더냐 밝고 어둠이야 멀리 가까이뿐 몇 굽이쳐서 여기까지 왔어 우리 즐거웠어 그래도 저울 달아 등급을 돼지 낯짝 .. 자작글-020 2020.02.29
이런 짓도 칩거라 할 수 있겠나 이런 짓도 칩거라 할 수 있겠나. 호당. 2020.2.28 경칩 지나면 개구리는 풀려났다는 신호 펄쩍 우환 감기 바이러스 공포 콧구멍 가둔 감방 신세 어항에 가둔 금붕어는 활개 치고 숨 쉬는데 나는 어항만 한 방에서 나래 꺾인 숨 쉬기 금붕어는 바깥을 넘보려 하지 않아 창문 열어 넘보는 짓이 .. 자작글-020 2020.02.28
빵 빵. 호당. 2020.2.28 빵이 되기 전 어려운 시간을 흘러 겉만 살짝 굳어 맛있는 향기를 품었다 밖으로 끌어내려는 유혹과 미친바람의 공포와의 경계를 숙성해 맛있는 빵이 되려 했다 헝클어진 지난 적의 실이 내 이빨 사이로 훑어 내어 얌전히 실꾸리로 감을 수 있을지 자중하고 있다 밖은 미.. 자작글-020 2020.02.28
냉이 냉이 . 호 당. 2020.2.26 아직 눈이 버틴다 찬바람 낯바닥 후려치고 지나는 날 빈 밭고랑 논둑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빼꼼히 쳐다본다 어쩌면 봄을 제일 먼저 맞으려는지 호미로 콱 찍어 캐면 긴 흰 뿌리에 수염 숭숭 나 이런 놈이야 찰싹 붙어 몸 낮추는 짓은 겸손이라 할까 고개 빳빳하려 않.. 자작글-020 2020.02.26
마스크 마스크. 호당. 2020.2.26 이때까지 겨울철에 간혹 볼 수 있던 것 갑자기 주목 받는다는 것은 몸값이다 코로나 19 감기 공포에 대한 안심 수단 품귀할수록 광채 빛난다 빈 입 코 드러내고 활보 간덩이 부풀었을 걸 새로 솟은 죽순 75개 목 잘린 것 2개 합계 98개 마스크를 믿어야지 죽순 근처는 .. 자작글-020 2020.02.26
코로나 19 바이러스 코로나 19 바이러스. 호당. 2020.2.25 밀림은 피톤치드 꽉 찬 숲의 속성 사람의 밀림은 오랫동안 물 갈아주지 않은 어항 속 금붕어 몸짓 오존 주의보 아닌 코로나 19 공포 마스크 품절 막연한 공포 아파서 울고 죽어서 울고 장사 안되 운다 밀림을 벌목하면 밀림이 아니다 벅적거리지 않는 도.. 자작글-020 2020.02.25
원아들 원아들. 호당. 2020.2.24 아침 햇살 받아 웃음 짓는 물결 이제 막 땅 떠밀고 세상을 내다보는 열무 환히 내다뵈는 유리구슬 숲에서 재재거리는 새 떼 종종걸음으로 삐악거리네 맑은 물살 찰랑댄다 손닿으면 귀여움 한 움큼 내 사랑 흠뻑 붓고 싶네 고운 햇살 어루만진다 따뜻한 몸짓 서로 비.. 자작글-020 2020.02.24
파계사-1 파계사-1. 호당. 2020.2.24 숲속으로 오르는 비탈진 길 삐걱 소리 들려도 참아 독경 목탁 소리 듣고 마음 비워내야지 삶을 너무 쉽게 너무 빨리 얻으려는 허망 발자국엔 허욕만 찍혔다 헝클어진 마음 한 꾸러미 산 댓 닢도 알아차려 칼질한다 목어는 끊임없이 흔들고 푸른 나무 침묵하지만 미소에 뻗친 피톤치드로 헹구려 한다 원통전 부처님 사려 깊은 미소 삶 너무 쉽게 너무 빨리 얻으려는 허망 독경 목탁 소리 내 맘 두드려 산뜻해집니다. 자작글-020 2020.02.24
모른 척 모른 척. 호당. 2020.2.14 10대들 담배 물고 소란 피우는 지하철 안 나는 그들 훑고 모른 척 지나는 바람이었다 폭풍과 맞선 대나무는 꺾이지 않는다 코로나 19 미친바람에 나는 속 빈 강정 구멍 숭숭 뚫린 엿가락 못 본 척 못 들은 척한다고 그냥 스칠 바람 아니다 마스크는 다급한 몸짓이 맞.. 자작글-020 2020.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