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구니 꽃바구니. 호당. 2020.3.6 꽃바구니를 받았다 뿌리 없는 꽃 뭉치 뿌리 잘린 줄 모르고 방긋거리며 향기를 뿜는다 그래그래 아직 너의 매력은 충분해 너는 최면에 걸렸어 메마른 바구니 안 더는 수분을 끌어올 수 없는데 몰라도 돼 하기야 야릇한 투표방식 내 한 표의 행방이 묘연하다 싱싱하.. 자작글-020 2020.03.06
은행나무의 푸념 한 잎 은행나무의 푸념 한 잎 .호당. 2020.3.6 수령 26년 한창 푸른 향 뿜어 수캐 암캐에 몰려 속 태우던 시절 은행은 암수 마주해야 번창한다 했어 내가 선 자리 은행나무를 연으로 엮고 앞길을 헤쳐나갔어 내가 해줄 수 있는 주먹은 작아도 불평 없이 받아 꾸려나갔어 지금 너무 부끄러워 작은 것.. 자작글-020 2020.03.06
부끄러운 것 부끄러움 하나.호당 . 2020.3.3 간혹 아침밥 못 챙겨도 외출에는 안심 코로나 감기 코앞서 창궐하는데 마스크 미착용은 불안 품절 사재기의 뒷면에 부끄러움 한 움큼 있다 꽃이 피든 멧돼지 감자밭 삶든 부끄러움 이란 없다 만물의 영장이 부끄러움이 있다는 구별 마스크 몇 장 여유도 잊은 .. 자작글-020 2020.03.05
황태 황태. 호당. 2020.3.4 강원도 황태덕장 얼었다 녹았다 그때마다 바다를 향해 그리움을 녹이려 애쓴다 네 죄 알렸다 마음껏 자유 누리고 배 채우고 옆을 괴롭히고 이건 공산주의 아래 듣던 말 자백받아 내고말고 점점 야위어 바싹 말라든 몸 앙칼진 바람에도 항복하지 않아 줄줄이 꿰어 한 쾌.. 자작글-020 2020.03.05
부끄러움 하나 부끄러움 하나.호당 . 2020.3.3 간혹 아침밥 못 챙기고 외출에 맞는 공기는 안심 코로나 감기 코앞서 창궐하는데 마스크 미착용은 불안한 공기 안심과 불안 사이 부끄러움 한 움큼 있다 꽃이 피든 돼지 감자밭 삶든 부끄러움이 있다면 감자밭을 결딴내지 않았을 걸 이성이 발동하는 사람은 .. 자작글-020 2020.03.05
방안에서 콕 방안에서 콕 호당. 2020.3.4 무기한 방콕 코로나 감기 19 에 갇혔다 감방 아닌 감방 따뜻한 햇볕을 베란다에서 맞는다 언제나 다정한 손 어루만지는 어머님 손이다 치마폭에 감싸여 맴돌던 옛 생각 따스한 그리움이 새록새록 무위의 손끝엔 주전부리만 잡힌다 부질없는 욕망 한 귀퉁이 때운.. 자작글-020 2020.03.04
빡빡 긁고싶다 빡빡 긁고 싶다. 호당. 2020.3.4 내 몸 손닿는 곳 빡빡 긁어 피가 나도 시원하다 손 닿지 않는 곳 가려움 거기 내 욕망 한 점에는 늘 맨홀 같은 곳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 동병상련일 걸 누구나 외출 시 마스크 쓰면 그건 맞는 일 누구나 가려운 곳 긁어주는 일을 소홀하여 나 혼자만 긁어 주기.. 자작글-020 2020.03.04
춘양목 춘양목 금강송. 호당 . 2020.3.3 미끈하고 수려한 몸매 내공을 쌓은 기풍이 우아하다 4. 5십 년을 수련으로 이룬 향기 시련이 없겠나 모두 안으로 받아들여 삭인 결과지 온실에 터 했더라면 시련 앞에 눈감고 폭삭 주저앉았거나 쓰러졌을 것 오직 곧은 마음으로 하얗게 삭여 외길로 향한 맘 .. 자작글-020 2020.03.03
오후의 햇볕 오후의 햇볕. 호당. 2020.3.2 보리가 익을 무렵 오후의 햇볕에 가슴 말리고 싶다 구름이 가린다 쓰러질 듯한 보리 바람의 저항에 몸을 낮춘다 하얀 손에 낀 검은 장갑 같은 동료 물밑엔 치열한 물 흐름 삐걱거리는 무릎 통증 흠뻑 젖은 웃통 말린다 낮은 자세로 상전 맞는다 느긋한 마음으로 .. 자작글-020 2020.03.02
오늘의 운세 오늘의 운세. 호당. 2020.3.2 때로는 맑은 바람에 욱하는 폭발이 있다 절벽을 오르려는 무모한 용맹 벼랑에 의지한 나무 한 그루 너무 쉽게 맡긴 믿음 펄쩍 뛰어 잡은 몸 그만 낚시에 걸렸다 파닥파닥 몸부림 벌써 조각난 박 바가지 목 떨어진 꽃 욱하는 폭발 뒤끝이 가혹했다. 자작글-020 2020.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