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나무 고로쇠나무 2020.3.17 잔설을 거친 찬바람 내 몸뚱이를 휘감아 사정없이 후려쳐 아리다 남 먼저 흡착력으로 지기를 빨아올려 수액으로 온몸을 녹인다 야속한 자들아 내 몸에 빨대 꽂고 피를 빨아내는구나 방울 방울이 피눈물임을 알기나 하나 그렇다고 당장 쓰러지지 않는다 우리 일족은 .. 자작글-020 2020.03.17
이겨내자 이겨내자. 호당. 2020.3.16 코로나 19를 대구는 이겨낸다 세월은 돌고 강물은 흐른다 새처럼 자유롭지 못해도 금붕어 어항에서 맘껏 헤엄치듯 소타래 묶여 그 범위에서 먹이 챙기듯 꿋꿋하단다 마스크가 말했다 긴 대열에서 질서 모르는 개돼지 되지 말라 씨앗은 땅 비집고 내가 먼저 솟으려.. 자작글-020 2020.03.16
비틀거리는 손끝 비틀거리는 손끝. 호당. 2020.3.14 오래도록 푸른 잎 피우고 막 뽑아내도 마르지 않은 샘물인 줄 알았지 빳빳이 서 있는 전봇대 꼬장꼬장할 줄 알았지 호랑이 포효하듯 폭풍우 그만 기우뚱 아무리 파도 물 솟을 가망 없는 불모지 같은 머리에서 촛농이 흘러내린다 호롱불 꺼지고 전깃불이 샅.. 자작글-020 2020.03.14
여력 여력 . 호당. 2020.3.14 한 탯줄로 8마리 송아지가 차례로 젖줄을 훑고 나와 와글거리는 사이 메마른 초원을 풀 뜯는 염소 우글거리는 사이 똥그랑봉과 두루봉 사이 가뭄만 들면 마른 도랑물을 배경으로 끝자리에 내가 존재 한다 내려준 올망졸망한 자루는 몫의 무게만큼 짊어져 배아가 된다.. 자작글-020 2020.03.14
같힌 나날 갇힌 나날.호당. 2020.3.13 콜로나 19로 갇힌 생활 좁은 어항에서 금붕어가 됐다 마스크는 필수품 현실 공포에 움츠린다 금붕어 한 쌍 꼬리 엮어 내 좁은 공간을 매운 답답증을 녹여 청량으로 채워준다 소타래 매인 소는 그 범위만큼 자유를 뜯어 먹는다 염소는 메에 메에 하며 자기가 자기를.. 자작글-020 2020.03.13
꽃샘추위 꽃샘추위. 호당. 2020.3.11 봄이 사랑의 손길 마음 가는 데로 주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지 지독한 샘 부리는 아가씨 초경 때 당황쯤은 뒤로하고 사랑의 질투 꽃샘 철모른 매화 사랑인 줄 방긋거리지만 꽃샘은 칼바람에 진눈깨비 그래도 속이 차지 않네 꽃샘 부려 봐라 계절에 이길 수.. 자작글-020 2020.03.11
바닷가 바닷가. 호당. 2020.3.11 바위들 아무렇게나 모여 있고 비스듬한 절벽이 있는 여기 내 삶의 한 면을 보는 것 같다 조용할 시간이 없다 철썩철썩 바닷물이 밀려왔다 가는 일 따개비랑 미역이 짠물 마시고 훑어 내고 가끔 갈매기 똥 찔끔 부리로 콕콕 진눈깨비 폭풍 따귀 때리고 동장군 칼날에 .. 자작글-020 2020.03.11
이름없는 풀꽃 이름 없는 풀꽃, 호당. 2020.3.10 메마른 땅에 내려 뿌리 내리고 꽃 피웠잖아 향기 우뚝하거나 멀리 날리지 않아도 한 세상 살고 있잖아 수많은 풀꽃 눈 한 번 맞추지 못하고도 목말라 비틀어져도 비 맞아 활짝 하고 그렇게 살아가도 한 세상 같이 살고 있으니 외진 곳에서 나만의 향기로 나.. 자작글-020 2020.03.11
직지사 가는 길 직지사 가는 길. 호당 2020.3.9 휴일에 마음 쉬고 싶었으나 열성 불자인 아내의 극성에 그만 동의했다 출발하자마자 가득 메운 도로 급한 내 성깔을 불 지피는 얌체 차량 답답하다 아침밥 먹은 것이 채어 오른다 아랫도리에서 용변의 강박감 불쾌지수는 100에 가까운 것 같다 아내의 침묵은 .. 자작글-020 2020.03.09
가로등 가로등. 호당. 2020.3.8 곤히 잠든 마을로 들어가는 길 어둠을 덮어 환한 마음 담아 밝히는 가로등 눈 내리는 밤 비 내리는 밤 바람 부는 밤 흐느끼는 눈물로 헤어지는 듯한 슬픈 얼굴로 춤추듯 반겨 연인 만난 얼굴로 치마 바짓가랑이 펄럭이며 만난다는 기쁨으로 더 붉어 보인다 순라군 딱.. 자작글-020 2020.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