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474

오후의 산책

오후의 산책. 호당 2020.1.24 너그러운 햇볕이 천하를 평정했다 날카로운 칼바람을 제압했으니 평화는 따뜻했다 운암지는 면경 같은 얼굴로 가끔 미소 짓는다 수변공원에는 '할 일없음' 흉패 胸牌 찬 늙은이 공짜 햇볕을 즐기면서 말이 없다 삶이 적적하다고, 생기가 없다고 늙은이의 넋두리 낱말카드 어디 간들 반겨 줄 사람 없는 무딘 혓바닥 기러기 떼 하늘 날고 그 뒤로 까마귀 줄잇는다 설 명절을 알기나 하나 음력 섣달그믐날 모두 붕 떠서 하늘 날거나 타이어 굴러 막 요동치는 날 벌들은 낯 놀이조차 없이 고요하다 수변공원의 벤치 나를 허락해주고 말 없다 나라고 별수 없어 침묵에 잠겨 햇볕만 쬔다 설을 즐길 것도 없지 어린이도 아니고 늙은 잉꼬 한 쌍 있으니 마음 추스르고 있지 피붙이 얼굴 내밀고 일제히 밖에..

자작글-020 2020.01.25

목련꽃

목련꽃. 호당 2020.1.24 벌써 봄을 재촉하는가 봐 높은 꼭대기 가지 끝 봉긋한 봄의 시발점 출발선에 서서 두근거리지 않나 목련 목련하고 외칠수록 시발점이 볼록볼록 선명해집니다 어지간히도 재촉하는지 봄은 올 채비나 하는지 저 멀리서 눈길이나 돌렸는지 목련 나뭇가지 끝 시발점을 한 번 쳐다보고 앞산을 걸친 해님 바라보고 다시 쳐다보는 사이 빼꼼 빼꼼 틈이 벌어진다 나는 꿈꿀 겁니다 목련꽃 활짝 터뜨릴 비상할 봄을.

자작글-020 2020.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