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달빛 호 당 2009.1.12 당신 공평하게 어루만진다고 하지만 오늘 밤은 당신의 차가운 손짓에 떨고 있어요 싸늘하게 얼어붙은 그녀를 훈훈하게 녹여 줄 그 무엇인가 비상의 말 찾지 못하여 나는 떨고 있어요 달빛 한 점 내릴 곳 없을 만큼 식어버린 그녀에 당신이 더 훈훈하게 어루만지면 그녀의 마음도 녹.. 자작글-09 2009.01.12
해원정사 해원정사 호 당 2009.1.9 부처님 발아래 연못물이 얼어붙었다 수목들이 떨 것은 떨어뜨리고 얼어붙었다 정적도 얼어붙었다 설마 불심마저 얼어붙지 않았을 것이다 메마른 갈대가 임을 기다리다 지쳐 눈망울이 덮여 있다 앙상한 뼈대 드러난 나무에 새 한 마리 앉아있다 부처님은 새의 마음도 헤아릴 것.. 자작글-09 2009.01.09
각설이 엿장수 각설이 엿장수 호 당 2009.1.8 재래시장 모퉁이에서 나는 얼굴에 황칠하고 얼룩덜룩하게 꿰맨 누더기 옷 속에 숨어든 철면피가 된다 굴욕의 가면 쓰고 품바 각설이 장단에 어깨가 들썩들썩 궁둥이가 삐뚤삐뚤 입술이 실룩샐룩 춤추는 엿가위 째깍째깍 장군들 눈이 깜빡깜빡 푼수는 신나고 엿가락은 춤.. 자작글-09 2009.01.08
출산 < 출산 호 당 2009.1.5 남들이야 쉽게 꽃봉오리 맺지만 나 그토록 갖고 싶었던 사랑의 보물 40여 바퀴 돌면서 빌고 빌었었다 모진 겨울의 시련을 이겨 드디어 회임했다 화창한 달 사랑의 결정체를 자연분만 하는 날 예쁜 꽃 활짝 터뜨리겠다. 자작글-09 2009.01.06
안동 간고등어 ♤안동 간고등어 ♤ 호 당 2009.1.2 확실히 연목구어(緣木求魚)는 아니다 안동 땅에서 맛깔스런 간고등어가 회자(膾炙)한다니 아무리 많이 배웠다 해도 잘못 산 삶의 비릿한 냄새에 호감이라니 가당찮지 왕소금보다 더 짠 생에 절이면서도 설탕물 스며들듯 숙성되면 안동 간고등어처럼 사랑받으리 죽어.. 자작글-09 2009.01.02
새출발 새 출발 2009년 호 당 기축년 초침은 계속 돌고 있다 출발점에 선 단거리 운동선수처럼 힘차게 내딛자 결승점까지 초심을 잃지 말고 33점으로 태어난 음향의 새 날개 퍼덕이며 기쁜 메시지를 온 누리에 전달됐다 365장의 백지 위에 한 장씩 알찬 그림으로 채우자 힘찬 서광이다 고운 임의 숨결이 스며든.. 자작글-09 2009.01.01
황소걸음처럼 황소걸음처럼 호 당 2009.1.1 뚜벅 뚜벅 걸어도 황소걸음처럼 완벽하면 좋겠다 저기 다가오는 시내버스를 보고 벌써 내 손에는 토큰이 매달리고 있다 팽팽한 얼굴이 버스에 오르고 이리저리 뒤지는 모습이 은근한 불에 올려놓은 냄비 국물인 듯 느긋해서 저럴까 샌 불에 올려놓은 금방 끓는 냄비 국물인.. 자작글-09 2009.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