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귀가
호 당 2006,12.5
고장 난 가로등에
내려앉은 어두운 밤.
헤드라이트(head light)에
비친 빗줄기는
유령처럼 얼른거린다.
준비되지 않은 우비 속으로
우왕좌왕하는 군상들!
뭣하다 귀가하지 못했는가?
도심에서!
늦게까지
노동시장에서
일 한자에 경외롭지만
술잔이나 뒤집고
김빠진 노래에
허우적거린 자는 옹골지다!
겨우겨우 막차에 오른
환락가에서 불사른 자는
아직도 꿈속에서 붕 떠있지만
피곤한 노동시장에서 헤맨 자는
그리운 가족이 눈앞에 얼른거린다.
가족의 생계를 짊어진 어깨는
비에 젖은 수탉처럼 됐지만
희망을 안겨줄 아내와 자식이 있어
차디찬 빗방울이 훈훈하게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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