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남동 가는 길
호 당 2007.4.14
20여 년이나
어미 품에서 일하다
처음
낯선 동네에 일하러 갔을 때
이르기를
때 묻지 않은 사람이라 했다
그때
그 말이 별로 싫지 않았다
어미 품에 경쟁 없이 일한 나
숱한 경쟁에 시든 사유들이
어찌 보면
나를 두고 빈정거리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런 말을 듣던 내가
때 묻지 않는 이라고
장담 못한다
도심에 찌든 오염 떨치고
깊숙이 파고들수록
때 묻지 않는
품속으로 숨어들었다
속삭이는 계곡물 소리
청아하고 즐거운 새소리
이름 모를 풀꽃
막 피어나는 신록들
봄 향기 가득 실은 바람도
모두 때 묻지 않았다
마음의 때 확 떨쳐버리려고
도남동 골짜기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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