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문자의 떡잎

인보 2011. 6. 13. 22:44

    
    
    
    
    

     

        문자의 떡잎 호 당 2011.6.13 내 문자의 배아는 오랜 세월을 검은 돌무덤에 파묻혔었다 파헤치고 나오려 했으나 워낙 살기가 바빠서 새끼 배아부터 싹 틔워 밖으로 내보내기 골몰했다 그간 지상은 나날이 밝아지고 있는데도 돌무덤 밖으로 흐르는 문자의 단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해 답답했었다 늦었지만 돌무덤을 파헤치고 나의 배아를 싹 틔워 노란 떡잎을 내밀었다 문자가 펼치는 맑은 향기를 아직 떡잎으로 받아 마신다 곧 싱싱한 나무로 자라 푸른 이파리 펼쳐 나의 향기를 날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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