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얼빠진 사람

인보 2011. 6. 23. 17:25

 
얼빠진 사람  
호 당  2011.6.23
어디 
거머쥐려 해도
잡히지 않고
눈 닦고 봐도 
보이지 않는 것이
앙금으로 빠져버려
사리를 밝혀 
생명을 지탱하는 
조향장치랑
제동장치 같은 것이 
벌레 먹어버린 사람
밝은 시간의 
골짜기에서도
어두운 시간의 포효로
다가와서 
명암의 경계는 
소용없는 바위 같은 것
불과 물의 악마 앞에
겁 없이 서 있는
허수아비 같은 것
거실의 거울에 비친 
표정없는 몸뚱이
바로 얼빠진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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