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호 당 2011.7.24
느티나무 그늘에서
눈감고 벌렁 누우니
별 하늘 반짝이다
구름 둥둥 떠간다
반세기
훨씬 더 전 그 구름
오늘 같을 것일진대
추억 하나 둥둥 떠가네
나는 오늘 밥 먹고
학교 가서 공부하고
집에 와서 숙제하고
놀았다
오늘도 내일도 빠지지 않는
그 구절
나는 오늘도
밥 먹는 것
하는 짓은 달라졌네
나는 오늘
그 구절 빼어버려도
글 한 토막 거뜬히 써가네
그 옛날
선생님의 채찍 한마디
오랜 세월 엎드렸던 늦매미
가슴 적셔 노래하네
구름 둥둥 떠도는
한 점에 귀한 한마디
실려 떠가네
귀 번쩍
가락 한 가닥
시 한 구절이 둥둥 떠가네
나는 오늘
시 한 수 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