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봄날

인보 2012. 5. 2. 16:03

봄날 
호 당  2012.5.2
막 피어나는 젊은이
푸른 이파리처럼 싱싱하다
미끈한 종아리는 
희디흰 속살로 
폐기를 뿜는다
운동장에 쏟아져 나온 
꽃봉오리들 
잔뜩 부풀어 
건드리기만 하면 
활짝 터뜨릴 것 같다
숲 속에서 비둘기 한 쌍 
봄 꿈에 젖었다가 
화들짝 놀라 달아난다
봄 꿩이 운다 
짝을 찾는가 봐
진달래 영산홍이 만발한데
그 위를 
햇볕이 지그시 누른다
봄 아지랑이가 
내 등을 짚고 올라간다
봄기운이 
푸른 활력으로 떠받쳐
허공을 솟는데 
나 떠받을 떠받칠 기운 없어 
그저 시야에 들어온 
봄기운에 감상感傷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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