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몸살

인보 2012. 4. 30. 15:18


몸살
호 당  2012.4.30
아무리 
생각해도 죄는 없다
사또 앞에서 벌벌 떨고
곤장 내려칠 것 같아
움츠린다
쭈뼛쭈뼛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대중 앞에
홀랑 벗고 선 듯하다
뼈마디가 내려앉는다
오동나무 관절이 
빠져나와 오돌오돌
파리한 입술이 
사시나무처럼 떤다
평안의 묘약을 
한 입 털어 넣고
꿀물을 쏟아 붓고
밸브를 열어젖히고
숙성시키려는 
단술 단지처럼
꼭꼭 덮었다
포도청에서 
풀려난 지 하루
비싼 값을
톡톡히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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