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호 당 2012.5.2 막 피어나는 젊은이 푸른 이파리처럼 싱싱하다 미끈한 종아리는 희디흰 속살로 폐기를 뿜는다 운동장에 쏟아져 나온 꽃봉오리들 잔뜩 부풀어 건드리기만 하면 활짝 터뜨릴 것 같다 숲 속에서 비둘기 한 쌍 봄 꿈에 젖었다가 화들짝 놀라 달아난다 봄 꿩이 운다 짝을 찾는가 봐 진달래 영산홍이 만발한데 그 위를 햇볕이 지그시 누른다 봄 아지랑이가 내 등을 짚고 올라간다 봄기운이 푸른 활력으로 떠받쳐 허공을 솟는데 나 떠받을 떠받칠 기운 없어 그저 시야에 들어온 봄기운에 감상感傷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