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가을 강

인보 2012. 5. 23. 11:07
              
              가을 강  
              호 당 2012.5.18
              가을 햇살은 부드러운 
              처녀의 손바닥 같다
              평평하게 공평하게 
              대지를 누른다
              햇볕 실은 가을 강은 
              즐거운 비명인지 
              재잘거린다
              그리고 더 넓게 가슴 펴서
              침묵으로 마음 다스려 흐른다
              가을 강변을 홀로 걷는 마음
              문득 그녀가 그리워진다
              휴대폰을 눌렸으나 
              응답이 없다
              흘러간 사랑을 붙잡으려는 
              옹졸
              강물은 스치면 되돌아오거나
              불러들이는 법이 없다
              가을 강에 낙엽 
              한 잎 떠내려온다
              그도 사랑이든 미련이든 
              잃고 뒤돌아보지 않고 오는데
              긴 여정을 거치면서 
              지금은 모두 떨쳐버리고
              가을 햇볕을 듬뿍 받아 
              더 너그럽게 흘러간다
              햇볕 받은 가을 강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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