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꽃바구니

인보 2020. 3. 6. 17:05

꽃바구니. 호당.   2020.3.6
꽃바구니를 받았다
뿌리 없는 꽃 뭉치
뿌리 잘린 줄 모르고
방긋거리며 향기를 뿜는다
그래그래
아직 너의 매력은 충분해
너는 최면에 걸렸어
메마른 바구니 안 
더는 수분을 끌어올 수 없는데
몰라도 돼
하기야 야릇한 투표방식
내 한 표의 행방이 묘연하다
싱싱하게 살면 됐어
아직 사랑받고 있는 줄 알지
봐라
염통 밑에 쉬 스는 줄 몰라
개미구멍으로부터
새는 줄 몰라
정점을 찍는 희열
하루를 위한 축하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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