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세상 건너기

인보 2020. 3. 28. 16:50


세상 건너기.  호당  2020.3.28
글 한 구절 읽지 않고 
한 문장도 쓰지 않아도
회전의자 굴려 공직을 수행했다
요령껏 개 꼬리 치듯 
슬슬 굴리는 수완으로
명당자리에서 상전에 
크게 인정받았다
겉만 부드러운 곡선 끝에 매단
꼬리 여기저기 부딪히면
슬슬 머리 숙인다
고인 문상객은 일족뿐
꼬리치엔 자 그림자는 없다
으리으리한 묘 
묘비엔 크게 성공한 자라
칭송한 글귀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
겉으로 유연한 곡선이 강직한 직선에
앞선다는 눈먼 사실
나야 
한 줌 잿더미 아무나 뿌려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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