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 자리/호당/ 2020.4.27
매주 두 번
지린내와 어울려
가르치고 배우는 뒤섞임은
활기찼다
벌써 3개월, 앞으로도 몰라
내 선 자리에
갈대 흰머리 하늘만 바라보고
가지는 움직여 흔들어 줄 때
나무는 팔팔 생기 돈다
그렇다고 폭풍에 뿌리째
흔들어 댄다면 근심이 되고 말지
나도 움직여야 한다
오후의 햇볕 짊어지고 나섰다
일요일이라
마스크가 박차고 나온 듯
그러나 침묵만 가득하다
수목들 참회 중이다
벤치는 누굴 기다리지 않지
덥석 앉자 따뜻이 받쳐준다
킥보드 탄 어린이가 귀엽다
젊은 엄마 아빠들
애들 데리고
애완견 끌고
너희 보릿고개 아냐
통일벼를 아냐
우리 늙은 세대가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
내 선 자리 보릿고개 넘어 풍요한 말 등에
안장 꿀리며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