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내가 선 자리

인보 2020. 4. 26. 23:28
    
    

        내가 선 자리/호당/ 2020.4.27 매주 두 번 지린내와 어울려 가르치고 배우는 뒤섞임은 활기찼다 벌써 3개월, 앞으로도 몰라 내 선 자리에 갈대 흰머리 하늘만 바라보고 가지는 움직여 흔들어 줄 때 나무는 팔팔 생기 돈다 그렇다고 폭풍에 뿌리째 흔들어 댄다면 근심이 되고 말지 나도 움직여야 한다 오후의 햇볕 짊어지고 나섰다 일요일이라 마스크가 박차고 나온 듯 그러나 침묵만 가득하다 수목들 참회 중이다 벤치는 누굴 기다리지 않지 덥석 앉자 따뜻이 받쳐준다 킥보드 탄 어린이가 귀엽다 젊은 엄마 아빠들 애들 데리고 애완견 끌고 너희 보릿고개 아냐 통일벼를 아냐 우리 늙은 세대가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 내 선 자리 보릿고개 넘어 풍요한 말 등에 안장 꿀리며 간다.

'자작글-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초기  (0) 2020.04.28
어디로 가나  (0) 2020.04.28
침대  (0) 2020.04.26
낙서판  (0) 2020.04.25
해탈  (0) 202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