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나 /호당/ 2020.4.27
태어나서
우리 모두 어디로 간다
맴 몸이 아닌
업보를 짊어지고
나이 많으면 많을수록
숨 쉬는 동안
짓누르는 무게를 모르고
마지막 경계선에서
감당 못 하는 아픔을
지금은 모른다
말로는 쉬워도
나는 주먹을 움켜쥐고
놓을 줄 모르는 숙맥
가르치는 것 천직을
소 타래 놓은 지 오래다
질긴 나이론 줄 같은 것은 아니라도
허름한 타래 붙잡고
모국어의 혼을 불어넣으려 한다
다른 곳에서 연락 왔다
거절 안 했다
걸어 온 길만 대충 알렸지
공은 상대 쪽으로 넘겼다
어디로 갈 것인지
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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