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윤동 부랭이

인보 2020. 6. 24. 17:40



      潤洞 부랭이/호당. 2020.6.24 나정 羅井은 우물이었다지 윤동은 동명 나를 키워낸 부랭이 영원히 잊지 못할 느티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상수리나무 버드나무 뒤섞여 한 줄로 손과 손을 맞잡아 가로막고 동구를 지켰는데 모진 세파가 일본의 톱날로 싹둑 잘려 나갔다 그루터기는 가슴 쥐고 울분을 토했지만 세월에 묻히고 뚝 떨어져 있던 느티나무 한을 고스란히 안고 푸르다 신식 희한한 작태에 장티푸스 앓은 듯 몰골 지자체들 경쟁이나 하듯 디지털식 개발 바람 불어 넣어 순박한 꽃대 꺾이고 뽑히고 메우고 깎이고 댓돌은 묻어도 얼은 묻을 수 없지 새로운 지평 위 낯선 꽃나무 얼굴로 디지털식 화장으로 향 뿜는다 좋아 자연은 변한다 영원한 것 없지 영원히 묻히지 않는 윤동 내 새파란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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