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팔거천을 걷다

인보 2020. 6. 22. 19:45
    
    

        팔거천을 걷다/호당. 2020.6.22 해는 저녁 무렵 하루를 마감하려 서두른다 그릇 부시는 소리 팔거천 냇물을 꼬드겨 나를 후려치려 드는가 굽이쳐 흐르는 냇물 불빛 되받아 나를 회초리 치는 듯 눈 따갑다 종일 물속을 주시하던 왜가리 하루를 마감한 지 보이지 않는다 동천역 앞 과일 진열대 예쁜 처녀의 얼굴로 향을 뿜어낸다 얼마나 몰고 갔는지 강물은 재잘대고 얽히다 내려갈수록 마음 닦아 침묵과 순리를 가슴 베인다 내 마음속은 자갈 부딪는 잘그락 소리 강물에 내다 버리고 침묵하자 주섬주섬 전을 거두는 과일 장사 삶이 그릇 부시는 숟가락 달그락 소리 듣는 것이다 젊은이들 숟가락 소리 이으려 얼마나 마음 졸였을까 등 굽은 할매 파지 가득 실은 손수레 오르막을 밀어주며 무작정 뒤따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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