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봄이 오는 길목

인보 2021. 2. 14. 23:46

      봄이 오는 길목/호당 2021.2.14 봄을 꼿꼿이 세운 지 열흘 넘었다 겨울아 아무리 바둥거려 봐야 비스듬히 기울기 시작했다 그간 얼마나 앙칼진 얼굴로 노려보아 오돌오돌 떨게 했나 마음씨 후한 여인의 미소에는 포근한 시간이 담겨 너는 당할 수 없지 봄이 오는 길목 오후의 햇볕을 반기려 팔거천변을 줄줄이 걷는다 팔거천이 알아차려 재잘재잘 소리 내고 오리 때들 맴돈다 잔설은 산골짜기로 쫓기더니 흔적 없이 사라졌다 버들강아지를 보면 알아 봄을 한 아름 끌어안고 보드라운 마음을 부풀리고 봄이 오는 길목은 포근한 양탄자를 깔았다 마중이라도 하듯 팔거 천변을 느긋한 마음으로 마중해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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