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그리운 날/호당 . 2021.3.9
눈이 내렸다
산모롱이를 돌면 눈이
이쪽 모롱이도 눈이
내 발끝 닿는 곳은 눈이 밟힌다
내 발 가는 곳은 친구가 없다
코로나 공포는
어디든 쌓였을 것이다
눈이라면 안심이나 하지
도서관에도 팔거 천변에도
마스크는 흔하게 쌓였다
낯선 이도 낯익은 이도
함부로 벗을 수 없어
입은 봉했다
마스크는 층층이 쌓이고
코로나 공포는 어디인지
쌓였을 것이고
선뜻
용기 오기 설마 내게 요행으로
만나보고 싶다
눈은 자꾸 녹아 흔적을 감춘다
코로나는 녹을 줄 모르고
친구의 그리움도 녹을 줄 모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