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꿈을 잃은 사람

인보 2021. 6. 13. 16:22

꿈을 잃은 사람/호당. 2021.6.13

 

늙어서 이 나이에

무슨 꿈이 있겠나

할 일 있나

기껏해야 여기 와서

나무 그늘이나 정자에서

흐릿한 눈 멀뚱멀뚱

몸은 참배하는 자세를

마스크가 부추기고 있을 뿐

 

꿈을 실천하는 겁니다

자연을 사색하고

나를 생각해보는 것도

꿈이에요

늙은 머리 녹슬지 않게

생각하고 읽고 듣고

쓰고 하세요

 

풋내 나는 소리 하네

눈이 침침해

귀가 어둑어둑해

손이 떨려 운신도 힘들어

 

여기까지 매일 오는 것도

행복이요 꿈이에요

꿈을 잃은 사람은

먹고 자고 똥 싸고

이것도 꿈이라면

상실 시대의 꿈이에요

 

아주 조그마한 꿈을 펼치세요

 

'자작글-02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 영혼  (0) 2021.06.15
뒷모습  (0) 2021.06.14
마지막 귀향지  (0) 2021.06.13
포항의 포효  (0) 2021.06.11
6월에  (0) 2021.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