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호당/ 2021.8.12
밤마다 여우가 울고
대낮에 산돼지 출몰한 시절
달이 지새는 나이에
나를 낳으셨다
인간 되게 키우시려
숱한 돌 자갈밭 가꾸시고
애면글면 애타시다가
손가락이 뭉툭해지셨다
또래는 벌써 가정을 지키는데
혼자만 막차 타고 빈방을 뒹구는
그 꼴 어머니는
얼마나 마음 아프셨을까
민족중흥의 깃발 막 펄럭일 때
짝 찾아 팔짱 켰을 때는 마음 조금
한 번도 모시지 못한 이 죄를
굽어 주소서
집 한 칸 장만하고
내외 발 뻗고 있어요
맘 놓으시고 오늘 밤
더 밝게 비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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