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사춘기

인보 2022. 1. 25. 22:17

      사춘기/호당/ 2022.1.26 뒷산 밤나무 밤송이 딱 벌어져 알밤 뚝뚝 떨어뜨리는 것은 연분홍 시간이다 산골의 봄은 연초록으로부터 시작한다 점차 푸르러질수록 연어가 돌아와 여울을 거스르는 파닥거림처럼 한창 봄기운을 알아차릴 무렵 한 교정 뒷 호젓한 곳에서 짝사랑이 딱 마주치자 한마디 뱉지 못한 얼뜨기 밤엔 별 하나 둥둥 떠다니고 뒤쫓다 놓친 물고기처럼 애착한 마음 발정기의 암캐를 뒤쫓을 수캐는 목줄 묶여 우리를 지키는 사이 연분홍 시간은 연필 잡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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