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호당 2022.2.22
달고 야들야들할수록
추위 잘 탄다
2월의 추위를 안은 고구마
단맛은 다루기 까다로워
삐끗하면 쓴맛 품는다
눈바람 맞으며 난전
고구마를 펼치고
오돌오돌 떠는 노파
삶을 떨고 있으니
측은해 보이나
속은 썩지 않았지
한 무더기 안았더니
썩지 않았음을 증명하려
뚝뚝 꺾는다
아닌걸
양심은 썩지 않았다고
골라준다
내 양심도 썩지 않았다고
한 아름 안았다
양심이 썩지 않으면 달고말고
노파는 나보다 더 단맛 나게
사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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