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호당/ 2022.3.3
이쪽 계곡물 반병
저 산 넘어 옹달샘 물 반병
길러 한 병으로 채워 뒤섞은
생명수 한 병이다
서로 등 긁어주다 시원찮으면
웃통 벗어 던지고는
빡빡 긁어 달라고 한다
아내가 사타구니 가렵다고
안티프리민 발라 달라
치마 걷어 올린다
태연히 발라주고
등 툭 치는 그런 사이 부부다
사랑의 서약은 결혼 때부터
굳은 맹세 뭉치는
세월에 풍화작용해도
여전히 굳어있다
젊을 때 각각 주머니 꿰차지만
늙어 경계가 흐릿해진다
보이지 않은 밧줄로 꽁꽁 묶여
자식새끼 잘되라
바라보는 그런 사이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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