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동안거

인보 2022. 3. 8. 10:57

 

      동안거/호당/ 2022.3.8 변형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창궐 중 동안거처럼 서재에서 붙박이 하겠다 그러는 동안 먼지 묻은 시집도 털어내고 밑줄도 치고 마음에 괴인 시어도 끌어내어 시 한 편으로 거풍하자 살을 에는 찬바람에 거리는 사람들 뜸하고 새들은 보이지 않는다 모두 제 나름대로 참선 중인가 봐 나는 아랫목 차지하고 TV 리모컨을 조절하거나 트로트 가수 따라 고래고래 소리 지르거나 코미디 나오면 정신 나간 사람처럼 껄껄 웃는다 이게 동안거냐고 아내의 죽비가 따갑다 바깥 대숲에서 서걱서걱 소리에 내 허튼 마음이 뭉턱 베어나간다 머리는 TV 화면으로 아내의 맛있는 음식 냄새로 꽉 채워졌다 때마침 꾀어내는 전화벨 소리 잇단다 동안거 중이라니, 미친놈, 나와 내자의 죽비가 따갑다 동안거는 아무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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