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원에서 귀가하는 남매/호당/ 2024.11.20
아랫도리가 시린 것 참고
느릿느릿 내 걸음으로
현관문 앞에 선다
어리디어린 유아
발꿈치 들고 가냘픈 손가락으로
현관문 번호를 찍는다
엘리베이터 문 앞
기다리는 두 남매
사랑 뭉치
쓰다듬어주고 싶은
노오란 병아리
역시 어린 엄마 암탉의
날갯죽지 안에서 빼꼼히 내다보는
역시 발꿈치 들고 12층을 누른다
나는 13층
눌러 놓고 쳐다보는 송사리 같은 눈
고맙다, 손 흔들어 준다
12층 엘리베이터 열리자
꾸벅하고 쪼르르 걸어가는
귀여움 덩이
해맑은 시냇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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