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
호 당 2006.10.13
네모난 화강석의 조각들이
촘촘히 엮어진 성곽
꿈틀거리는
용 등줄기 따라
가을 햇살이 내리고 있었다.
할 말이야
오죽 많았겠나만
250여 년의 긴 침묵
보람 있어
유네스코에 이름 올린 화성
조상의 숨결이 꿈틀거리는 화성.
성벽 안과 밖은
현대라는 물결이 찰랑거려
콘크리트 인형들이 북적거린다.
귀를 기울이면
살기 위한 숨소리 각색.
구멍 뚫린 성벽으로
화살 날렸지만
이빨에 낀 밥찌꺼기처럼
이끼 낀 입만 벌리고 있는 듯.
성곽의 백미에 매혹되어
잠시
몽롱하였지만
먼먼 조상의
그리움의 향기는
후대에 물려줄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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