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가는 벼
호 당 2006.10.13
풋내기 때는
세상이 무엇인지 몰랐다
푸른 혈기 왕성할 때
세상이 무서운 줄 몰랐다.
머리 꼿꼿이 세우고
세상 모두가 내 아래
있는 줄 알았다.
폭우에 폭풍 맞기도 하고
구슬 같은 땀 흘리고
갖은 시련과 고통을
쌓는 동안
어쩔 수 없이 철들어갔다.
오만과 교만은
계절의 흐름에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개 푹 숙이고
지난날을 반성하며
속 채우기 시작했다.
알알이 영글어가는
가을 맞아
더 노랗게 속 채워
겸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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