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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사랑법

시인의 사랑법/호당/ 2024.8.27함께한 자리를 같이한 강의 몇 주가 사랑 실은 솔바람이라 생각한 그녀강의의 여운을 나는 물밑으로 잠재웠지만그녀는 로트레그의 기품쯤으로생각하는지수년간 잿불 속에 잠자는 참나무 숯불을기어이 되살려 내게로 화력의 꽃을 뿌려온다순수한 마음으로 화답하는 마음으로 아기처럼 영산홍을 피워낸다발정 난 암캐는 배회하듯발광체가 활활 타자함께 행동 못 한 시어가부끄러워진다그대에 진실로 들려줄 이 한마디‘사랑해’가 인색한 가뭄 비처럼 내리지 않는다수두룩 깔린 꽃향기 속에서냉철한 시인의 사랑법

자작글-024 2024.08.27

눈 내리는 날

눈 내리는 날/호당/  2024.8.25대지를 덮는 눈이 내린다지난 것은 왈가왈부하지 말자봄 여름 가을 겨울 참 많이 떠돌다 맴돌고 왔다저것 봐대지 위 나무든 지붕이든 공평하게 덮어 잠재우고 있다얇다 두껍다 구시렁거리는 자의 눈내가 쌓은 업보인 줄 모른다먼 산을 바라보노라포근하게 덮은 눈이 나 먼저 걷어 가지 마오천천히느긋하게아주 느리게 녹여다오너무 모질게 휘몰아쳐외통수로 몰아넣지 않았는지눈 내리는 날의 적막 속으로 나를 가둔다

자작글-024 202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