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모순 호 당 2011.2.16 머리가 좋은 사람은 반드시 옷에 몸을 맞추어 당당하다 공부 못하는 사람이 돈을 더 잘 벌어 부자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므로 굳이 공부 잘 하려들지 말라 세상은 차례가 최선이 아니다 세치기 옆치기도 줄을 잘 서면 출세 한단다 차례로 줄서야 한단다 그래요 죽음은 출생 순이.. 자작글-011 2011.02.16
사랑은 끝나는가 사랑은 끝나는가 호 당 2011.2.16 여름 찌는 듯한 햇살에 살 태워 가면서 갈증을 채우려 했다 너와 내가 앉은 자리는 달아오르기만 했었지 그리움 같은 뭉게구름이 모이고 모여 먹구름으로 뭉쳐갔다 드디어 힘찬 소나기로 퍼부어 너와 나는 끌어안고 흠뻑 맞아도 시원하게만 느꼈지 한 병의 생수를 벌컥.. 자작글-011 2011.02.16
화려한 대접 화려한 대접 호 당 2011.2.16 한때 화려한 밥상 받고 우러러 대접 받던 찬란한 계절을 모두 버려라 오늘 너희와 앉은 자리에서 화려한 대접을 받으며 귀공자 된 듯이 처신하라 지난 것을 모두 버리면서 모두 갖고 회전의자에서 굽어보고 있어라 자작글-011 2011.02.16
남해 금산 남해 금산 호 당 2011.2.15 사랑하다 지쳐버린 여인의 영혼이 바위 속에 숨었네 상주해수욕장 백사장을 바라보며 그 님의 허상이라도 보고 싶어하네 밤이면 달과 별이 위로하네 보리암 범종이 울리면 여인의 영혼이 마음 달래려 나와서 일제히 제에 참여하네 비 오는 어느 날 아름다운 기암에 눈물 뿌리.. 자작글-011 2011.02.15
오늘은 비탈길만 걷는다 오늘은 비탈길만 걷는다 호 당 2011.2.15 학교 앞은 꽃 장사꾼이 즐비하게 늘어 있었다 꽃은 사든 학부모들은 졸업식장에서 꽃다발을 주는 이도 받는 이도 없었다 서실에 들였다 부지런히 먹을 갈아 붓글씨를 쓰는데 화선지는 하얀 낯바닥으로 그대로 웃고 있었다 구겨진 핫바지들이 식권을 들고도 밥 .. 자작글-011 2011.02.15
이대로 주저 앉을 수 없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 호 당 2011.2.14 한파에 이어 폭설에 폭삭 내려앉은 하우스 어린 토마토를 망쳐버렸다 그냥 바라만 볼 수 없지 겨우 살려 품평회에 내었더니 낙선되고 말았다 나에겐 좌절은 없다 어두운 길이라도 밝게 밝혀 헤쳐 나가야 해 기후 변동에 묘책을 찾아야 해 내 묘약이 채택되지 않.. 자작글-011 2011.02.14
김치 김치 호 당 2011.2.12 날씨 좋은 날 정상의 그늘에 커온 우리야 헐값에 팔려버리지 내 몸 발가벗고 아양 떨다가 길쭉한 무 다리쯤 휘휘 감아봐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흔해 빠진 야생화쯤으로 대접받는다 하룻밤 매운 서방 만난 것처럼 소금에 절여 고춧가루 뒤집어쓰고 갖은 고염 뒤집어쓰고 서방 끌어.. 자작글-011 2011.02.12
이루지 못한 사랑 이루지 못한 사랑 호 당 2011.2.12 우리는 서서히 식어가는 온돌방이다 그녀를 만나 단번에 홀려 문종이에 떨어뜨린 붉은 점 하나 되었다 만날수록 퍼지는 반점 어디까지 퍼질까 군불을 지필수록 온돌방은 더워져 갔다 하얀 살점 들어내고 온돌방에서 즐겼다 식곤증이 난다 삭풍이 가슴에 때린다 온돌방.. 자작글-011 2011.02.12
새벽 새벽 호 당 2011.2.11 검은 망토를 서서히 벗어젖히고 벌거벗은 맨몸으로 산등성에서 내려온다 그의 등짐에 금빛 쟁반 지고 무성의 서광 따라 들판을 달린다. 자작글-011 2011.02.11
유혹 유혹 호 당 2011.2.11 너는 음침한 골목과 사로잡힌 듯한 음향 속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때론 출렁거리는 파도 타고 나풀거리고 날갯짓하고 배시시 웃음 띠고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호화판 성찬에 눈 돌리면 허기진 뱃속에서 꼬르르 소리 침 흘리지 않으리 너는 그렇게 차리고 사향 피우고 무작위로 휴대.. 자작글-011 2011.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