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붙잡아 두려 그대를 붙잡아 두려 호 당 2012.11.22 내 눈물은 저 강물처럼 석양 같다 반짝거리다가 금방 떨어질 것 같아요 이글거리던 태양이 지금쯤 서산 위에 있고 건너지 못하는 강에 눈물을 거두어 주시면 나는 당신 곁으로 건너갈 거예요 석양은 넘어갔지만, 희망은 잃지 않아요 서늘한 가을밤 아궁.. 자작글-012 2012.11.22
한 번 벌린다는 것은 한 번 벌린다는 것은 호 당 2012.11.22 꽉 다문 대문을 열어준다는 것 그것도 오래 열어놓는다는 것 버거운 일이임이 틀림없지 피아노 건반 같은 하얀 이빨이 닳고 썩고 돌이 끼고 흔들리고 밑에서 곪아오고 이쯤 되면 세균의 온상지와 같다는 의사의 말 너무 게으르다고 핀 찬을 받고 음모.. 자작글-012 2012.11.22
공동 목욕탕 공동 목욕탕 2012.11.17 아직도 씻어야 할 허물이 있다 가리지 않고 알몸으로 서로 만나서 부끄럼 들어내지 않고 그대로 보이자 풍덩 욕탕의 온기는 너와 나 공동으로 맛보는 일체다 깊이 스며 마음속의 허물도 허물 허물하게 녹이고 밖으로 나오라 속에서부터 겉으로 마음에서 선으로 씻어.. 자작글-012 2012.11.17
속리산 법주사를 찾아가다 속리산 법주사를 찾아가다 호 당 2012.11.16 음침한 날씨는 어스름한 밤 같다 양 가랑이 사이 음모는 쭈뼛쭈뼛 빽빽하다 살살 헤치고 유영하는 수많은 태 胎 안에 있던 정자와 난자의 눈동자가 밖에서 훌쩍 자라 무작정 깊숙한 자궁으로 파고든다 양변에서는 즐비한 차림으로 우리를 붙든다.. 자작글-012 2012.11.17
법주사의 길목 법주사의 길목 호 당 2012.11.16 찌푸린 날 *게정내는 여인이 성깔을 내뱉는다 나목은 홀랑 들어내고 오가는 눈동자가 초점을 맞추어도 부끄러움 들어내지 않는다 홀랑 벗은 모습이 보기에 따라 민망하지만 세월에 이길 장사 없다 눈총 세례를 받아도 내 참모습은 이것이다 내년 봄에 푸른 .. 자작글-012 2012.11.17
곡속도로를 달리다 고속도를 달리다 호 당 2012.11.16 근 1년을 가두어 둔 마음을 싣고 달린다 가라앉은 마음이 붕 떴다 지나가는 것은 시간의 초침이고 내 맘이다 갇힌 마음 문 열어라 논에 볏짚처럼 돌 돌말아 꽁꽁 묶어 바람 한 점 드나들 틈 없어 말문을 봉했다 갇힌 안에서 발효하면 훌륭한 사료로 변하듯 .. 자작글-012 2012.11.17
소나무 소나무 호 당 2012.11.14 봄날 그이를 만나 송이가루 날리며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었지요 깨물어도 귀여운 솔방울 배아에 입김 쉴새 없이 불어넣고 내 몸뚱이를 쓰다듬어 주어서 미끈하게 커갔지요 한 창 물올라 탐내는 이가 많았거든요 오직 그이에만 눈을 돌렸지요 어느 날 그이는 산비.. 자작글-012 2012.11.14
번민의 시간 번민의 시간 호 당 2012,11,13 그 시간이 온통 머리를 헝클어 놓는다 한 구절 시어를 매달면 툭툭 떨어지고 도무지 온전히 걸어 놓을 수 없다 내 창백한 얼굴 골 파인 낯바닥에는 찬 서리 어리고 앙상한 나목만 끌어안은 산이 된다 금방 왔다가 가버리는 속살 없는 그녀와의 마른 시간 훌쩍 .. 자작글-012 2012.11.14
불일폭포 불일폭포 호 당 2012.11.10 낯 선 얼굴 보려 구르고 넘어지고 내 맥을 쏟아 붓고 너를 찾았다 낙하는 괴로움일까, 소리도 불협화음 강으로 흘러가려면 그만큼의 고통은 있어야지 평온의 강으로 이를 것이 그렇게 쉽겠나 불 속에 달았던 쇠 피식 피식 식히는 담금질 여러 번 끝에 명 칼이 된다.. 자작글-012 2012.11.10
형설의 공 형설의 공 호 당 2012.11.10 오늘 밤은 눈이 내리지 않네요 그토록 기다렸는데 달님이 구름 속에서 애만 태워 나 머리 동여매고 책 읽는 것이 당신의 사랑을 쌓는 일이거든 오늘 밤은 반딧불이 보이지 않네요 풀숲은 메마르지 않았어 이슬 흠뻑 젓고 오돌오돌 떨어요 이렇게 참는 것 사랑일.. 자작글-012 201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