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과일밭을 휩쓸다 태풍은 과일밭을 휩쓸다 호 당 2014.8.27 오늘 낮이면 제주도에 상륙한다 태풍은 멀리서부터 으름장을 놓는다 허리끈을 단단히 동여매라는 당부 벌써 해는 피했고 구름에 바람에 비에 뒤범벅이 되어 꼬리 치는 통에 비린 냄새가 닥쳐 우산을 뒤집는데 제발 혓바닥은 곱게 놓아주오 불한당 .. 자작글-014 2014.08.27
오늘의 운 오늘의 운 호 당 2014.8.26 정기적인 출입은 내 생의 활력이다 오전 9시 30분은 가장 알맞은 시각을 어겨 오늘은 5분을 당겼다 여기서부터 운은 특이한 코스를 달린다 평소 늙은 잎맥에 오늘은 더 붉어 물관을 확장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간을 당겼다 여분의 시간을 단물로 채워서 늙은 이파리.. 자작글-014 2014.08.27
덮개 덮개 호 당 2014.8.24 나를 둘러싼 보호막은 얇고 두껍기엔 문제 아니야 시차를 이용하여 마음을 열거나 닫는데 편리해야 한다 틈바구니에 들어가서 꼭 끼여 빈틈없어 조여들면 보호는 썩 잘된 것이라 할 수 없다 여차하면 보호막을 벗고 도망이라도 가야 한다 그때 시차는 초를 다툰다 완.. 자작글-014 2014.08.24
달팽이의 수난 달팽이의 수난 호 당 2014.8.21 달팽이가 이 시각에 활동할 때는 아니야 달팽이를 집에 두고 온 것이 마음에 켕긴다 텔레파시는 내 귀 달팽이관에 닿아 뱅뱅 돌았다 택시는 총알 같다. 위험하지만 고맙다 달팽이는 지구본을 획획 돌리고 있었다 아니 왜 척 늘어졌어 연체동물의 더듬이는 오.. 자작글-014 2014.08.23
황당은 늙은이에 덮친다 황당은 늙은이에 덮친다 호 당 2014.8.21 그쪽의 눈으로 보면 아무런 이상 없지 내 눈이 이상인지 머리가 이상인지 황당은 고목에 쉽게 덮친다 10여 년을 끌던 승용차의 유류 계기의 아바타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전에는 없었는데 구름 없는 어두운 밤에 별이 없어졌네 술 취했나 알코올 .. 자작글-014 2014.08.22
고사목으로 진행 중 고사목으로 진행 중 호 당 2014.8.21 아무도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나의 언어는 돌돌 말리고 배배 꼬이고 도저히 펼치지 못한다 통하는 것이 말이다 이방인도 아닌데 나는 방안에서 혼잣말로 주고받고 하는 것이 편하다 문틈으로 바람이 들어서 듣고 나를 이해한다 움직인다 날개 활짝 .. 자작글-014 2014.08.22
체면치레 체면치레 호 당 2014.8.16 반포보은 反哺報恩은 까마귀에만 쓰는 말이 아닐 거다 나는 지팡이에 기대려 않을 생각이지만 힘겨운 체면치레에 부딪힐 때 늙은 까마귀로 변신해서 물 흘러가는 데로 가도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 모처럼 나들이 첫발은 울렁증을 불러와도 즐겁기만 한 검버섯들 .. 자작글-014 2014.08.18
복숭아의 계절 복숭아의 계절 호 당 2014.8.16 와짝 붉은 살이 내뱉는 소리 따라 단물이 새어난다 탱탱한 젖가슴을 처음 헤쳐 보이는 것 같다 한껏 달구어낸 하늘 아래 복숭아는 계절을 휘젓는다 지금은 계절에 편승해서 숙성을 완료했다 다음은 이탈을 시작할 때 올여름은 습하고 미친 바람을 맞지 않아 .. 자작글-014 2014.08.17
새벽바다 새벽 바다 호 당 2014.8.16 해변 바다 언덕에 앉았다 바다는 살아 움직인다 생동한다 하얀 물거품이 생동의 상징이다 재촉한다 스멀스멀 밀려오는 듯한 수만 마리 백마가 해안까지 달려온다 철썩철썩 재촉한다 하루를 시작하라 등을 민다 일어나라, 문을 열어라 속삭인다 애인의 귀에 사랑.. 자작글-014 2014.08.17
가슴이 울렁거린다 가슴이 울렁거린다 호 당 2014.8.15 마음은 고요한 대야에 담긴 정화수다 자매들을 만난다는 날짜에 비 내렸지만 순정품이 출렁거린다 비는 주룩주룩 내려도 마음은 젖지 않았다 숨차게 굴러도 숨차지 않아 바퀴도 신이 났다 물이 용솟음친다, 만남의 비등이다 이제 승화할 차례 무엇으로 .. 자작글-014 2014.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