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버섯을 키우고 검버섯을 키우고 호 당 2014.9.6 한 때 새하얀 논바닥에 잡초 한 포기 없이 길러낸 곡식을 수확할 때 하얀 낯바닥에 광채가 빛났다 건장한 미남이던 그가 검버섯을 재배하고 속을 끓인다 햇볕 가린 침대에 누운 참나무 그루 구멍마다 찬바람 더운 바람 매연을 쐬어 하얀 낯바닥 되살리려다.. 자작글-014 2014.09.06
문턱이 높다고 문턱이 높다고 호 당 2014.9.5 좌절하지 말자 우리는 상아탑을 쌓고 갈고 닦아 상아의 빛나는 정기를 몸에 지녔거든 나는 담장이가 되어 높은 절벽이랑 문턱을 넘어 문고리를 내 손아귀에 넣을 거야 상아탑을 쌓을 때는 자존심도 용기도 폐기도 쑥쑥 컸었는데 그게 아니다 사회는 넓고 넓은.. 자작글-014 2014.09.06
벚꽃이 떨어진다 벚꽃이 떨어진다 호 당 2014.9.5 시린 북녘에 맺힌 찬바람이 화사한 고운임의 미소에 그만 녹고 말았다 무르익은 사랑이 벚꽃처럼 활짝 폈다 둘만의 영토에서 벚꽃은 피었지만 영토는 근친까지 미쳐야 한다 그리하여 가장 근원의 입김이 벚꽃에 닿아 새하얗게 덧칠해야만 맺음의 방점을 찍.. 자작글-014 2014.09.06
마음만 받는다는 연막 마음만 받는다는 연막 호 당 2014.9.2 추석 달은 가장 밝은 달이라 했다 밝은 달은 현명하여 뒷골목은 물론 수압이 약한 음지까지 어루만진다 그곳의 정은 보다 온도가 높다 붉은 정은 달빛이 비치는 도랑물에 실려 내게로 보내려 한다 시린 시간을 이기느라 그만 낱말을 놓쳐버렸다 가난을.. 자작글-014 2014.09.02
변방에 있다 
 
 변방에 있다 호 당 2014.9.1 여기는 툰드라지대가 아니다 북적거리는 도심의 한복판에 푸른 눈썹 무리에 동동 뜬 바싹거리는 잎사귀 한 잎이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 구석만 찾는다 다양한 말 속에 섞이고 입김으로 녹여 들어야지 북적대는 풀장에 같이 멱감아야.. 자작글-014 2014.09.02
고요한 바다 고요한 바다 호 당 2014.8.30 고요한 바다 푸르고 인자한 바다 바람 한 점 품지 않을 때는 어머니의 가슴 복사꽃 라이락 향기 같은 어머니의 젓 향 민들레 씀바귀 흰 즙 같은 어머니의 젓 샘 해풍에 묻어 온 소금기 어머님의 오묘한 손맛 넓은 바다 모성이 펼친 바다 바다에 나가면 어머니의 .. 자작글-014 2014.08.31
이런 장례 이런 장례 호 당 2014.8.30 아무도 마중하지 않았다 풀과 나무와 하늘땅만 안다 외로움이 아니다 원했던 마지막 독수리가 모여든다 네게 바친 제물 눈알이 앞선다 아무것도 보지 말라는 것 사리만 남겨라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사계절이 그립지 않다 암도 배고픔도 사랑도 걱정 놓는다 사.. 자작글-014 2014.08.31
깃발 깃발 호 당 2014.8.29 바람 부는 날만 펄럭거리는 것 아니다 먼 바다에서 깃발을 흔든다 파도는 성깔 부린다 조각배는 잠겼다 솟았다 메시지는 파도를 넘고 내 가슴에 닿는다 구원의 깃발 애달픈 나부낌 달려가야지 흔들어라 닿을 때까지 자작글-014 2014.08.31
당신에게 당신에게 호 당 2014.8.29 철모를 연약한 이파리가 고리로 얽혀 그윽한 향기에 취했다 이것만 있는 줄 알았다 산과 파도가 태풍과 폭우가 있음을 미처 몰랐었다 짙은 향기를 휘젓고 내다보면 당신은 무거운 열매에 짓눌려 부력을 잃어 허덕였지 점차 깊은 개울물로 옮기는 사이 부력을 조금.. 자작글-014 2014.08.31
MRI 촬영은 어지러워요 MRI 촬영은 어지러워요 호 당 2014. 8. 28 어머니는 두개골에 태양의 흑점을 키워 팽창과 와류를 계속하더니 폭발하고 말았다 벽조목 霹棗木처럼 한 가닥이 물관은 끔찍한 재난을 당했다 축 처져 비틀린 가지가 되었다 그 고통은 비싼 시간을 치른 덕택에 지금까지 평상을 유지했다 10년은 잠.. 자작글-014 201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