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496

재수 좋은 날

재수 좋은 날/호당 .2021.1.4 흰 백마가 한창 물오를 때 어여쁜 여인이 반나로 다가왔다 힝힝 코를 벌름벌름 혀를 날름날름 여인의 향기에 몽롱한 듯 행동 펄쩍 뛰어 등을 탄 여인 양 가랑이로 음기를 뿜는다 백마는 내 등의 것은 내 것이다 가슴 뛰어 마취된 듯 술에 취한 듯 기분이 좋았다 달려라 내 등의 내 짐은 내가 조정한다 강물에 뛰어들었다 여인은 어쩔 줄 몰라 당황했다 시원한 물에 시원한 등짐 말은 흥분이 고조되어 힝힝 이렇게 좋은 날을 맞을 수가 오늘은 재수 좋은 날

자작글-021 2021.01.04

우물 안의 개구리

우물 안의 개구리/호당. 2021.1.4 첩첩산중 산만 바라보고 골짜기 우물 안이 제일 넓은 줄 알았지 어쩌다 친구 따라 소재지를 나오면 폐활량이 벌렁벌렁 눈알이 뱅글뱅글 처음 바다를 구경하고 물이 출렁거리는 이런 넓은 곳도 있는지 깜짝 놀랐다 흰 거품 뿜어내며 내게 달려드는 흰 산봉우리로 느껴 그만 도망치다가 놀림을 당했다 파도라고 우물 안의 개구리가 그제서여 내 우물이 좁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작글-021 2021.01.04

자신만의 포란

자신만의 포란 /호당. 2021.1.3 검독수리는 알타이산맥 절벽에서 추위 눈바람 매 맞고 포란한다 사람도 자신을 매질하며 포란한다 팔거천이 얼어붙고 칼바람 분다 그래도 나는 걸어야 한다 내 안의 체온과 항체를 키우려 깊숙이 손을 찌르고 콧잔등이 시려도 이겨야 한다 검독수리의 시린 포란은 모성 새끼는 그 고통 모른다 나는 안다 나의 자존이다

자작글-021 2021.01.04

악착같다

악착같다 /호당. 2021.1.2 놓아둔 좌표가 달라지면 허겁지겁 찾는 나이 되돌아보면 미스트롯처럼 악착같이는 하지 않았다 악착 버금갈 만큼 했다 사막을 횡단하는 심정으로 여기까지 왔다 가당찮은 잣대를 들고 재어보려는 무식이 용감했다 그 덕에 뒤따를 수 있었다 미스트롯처럼 피나는 연습과 노력은 값진 경쟁이다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쏟아내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는 열창은 아름답다 나의 열창은 8부 능선이다 노송은 푸른 잎 펼치고 휘어질 줄 안다 분수만큼 펼치려는 내 열창은 악착같아야 이를 수 있다

자작글-021 2021.01.03

마음 내려 놓다

마음 내려놓다 호 당 2021.1.1 거의 십여 년을 시의 몸통에 날개 달아 하늘 날다 때맞추어 신춘에 정착하려 했다 등이 꼬부라지도록 진 심중 心重이 무거웠다 홀랑 벗어던지니 얼마나 시원한지 가당찮은 꿈도 때로는 키 자라거나 모발 자라는 것처럼 그 속에 *건불이 있어 방이 따뜻했다 시에 날개 달아 날아 보았으니 그만큼 활력이 솟았다 마음대로 내려앉을 수 있어 마음 놓아 가볍다 *방을 따뜻하게 데우기 위해 불을 지피는 것

자작글-021 2021.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