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릅나무-1 느릅나무-1/호당/ 2022.5.25 늦봄에서야 속까지 내다뵈는 연푸른 옷매무새 산뜻하다 몸뚱이 우락부락한 권투선수의 글러브 같은 혹 달아 바깥 정보를 모아 온몸으로 날라주는 우체국 같다 6월 햇볕이 짓누를 때야 속살 감추고 짙푸른 옷이 날개란 말을 들을 수 있겠다 내 할 일 다 한다는 푸른 맘 하나로 흑으로부터 끌어모은 정보를 샅샅이 분배하고 변조하여 날숨 뱉어 정화하는 느릅나무 자작글-022 2022.05.25
동평공원에서 동평공원에서/호당/ 2022.5.24 어린이 천국 여기 오면 희망이 보인다 벼 모판 같다 어린이는 큰 화폭이 될 밑그림 뛰어라, 굴러라 오르라, 내려라 사랑 뭉치들 생동이다 금쪽같은 꿈나무들 때 묻지 않은 하얀 도화지 장래 대작이 될 명화 한 폭들 부모님의 꿈 나라의 기둥 될 묘목들 자작글-022 2022.05.25
팀파니 2호점 팀파니 2호점 /호당/ 2022.5.19 마스크는 의무에서 자유로 바뀌자 이름값은 되살아난 듯 구름 떼 몰려와서 비 뿌린다 새 떼처럼 날아온다 맘껏 쪼아 입맛 눈 맛 채워 정담으로 가득한 식당 2년여 웃음 막아 내 얼굴에 장식품이 될 뻔 이건 내 맘의 그늘이 될 뻔 구름 떼 몰려왔다 간다 맛 향에 음향 날려 정감으로 가득하다 생기 솟는 팀파니 2호점 자작글-022 2022.05.22
흥정( 쿠페아) 흥정(쿠페아)/호당/ 2022.5.21반려 식물인 쿠페아 꽃을 잃고 더 그립고 아쉬워대치하기로 했다흥정은 덜어내려는 줄다리기단칼에 베 버린다차디찬 시멘트 바닥에 못 박다니한발 물러서서 쿠페아를 안았다이 애가 새 주인에 마음 다 주겠다는 듯눈망울 총총 파란 꽃 오롱조롱간절한 맘을 읽은 그는 통하지 않은 흥정내 맘이 흡족하면 만사가 편하다 자작글-022 2022.05.22
벌개미취꽃 사랑 벌개미취 사랑 /호당/ 2022.5.21 운암지 둑에서 벌개미취꽃 활짝 피고 하얀 마음 살랑살랑 내보인다 씨족으로 뻗기를 기다리다 내 가슴에 덥썩 끌어안았다 베란다에서 싹 틔워 봄을 기다려 새 보금자리로 옮겨놓았다 시치미 뚝 떼고 내 마음 알아주지 않는다 입 다물고 대구 없이 한해를 지난다 이 애 여물었는지 꽃을 피워 생긋생긋 웃음 짓는다 열아홉 순정을 하얗게 보인다 살랑살랑 꼬리치면 여문 거야 씨족에서 부족으로 집성 촌락으로 번성할 것이다 자작글-022 2022.05.21
7번째 동창을 열고 7번째 동창을 열고/호당/ 2022.5.19 밀봉해 두었던 동창 확 열어젖혔다 코로나 때문에 위축한 시류 이제는 부풀려도 좋단다 꼭꼭 닫은 동창 문을 열어 놓았으니 팀파니로 오라 코로나보다 더한 세월에 핥긴 낯바닥 지폐 紙幣는 너절할지라도 가치는 구겨지지 않는다 반가운 마음이 구겨지나 더 빳빳하다 성찬이다 막은 봇도랑 확 틔워 흘러 단번에 마른 논바닥은 인정으로 가득 행복한 나이 시한폭탄 장착일랑 생각 말라 동창은 상시 열어 놓을 테니 밤새 안녕하시라 자작글-022 2022.05.19
운암역 광장 운암역 광장/호당/ 2022.5.18 운암역 광장 느티나무 밑 벤치에서 조망할수록 내 맘 우물에 밥풀 묻은 시어가 괴인다. 하늘 열차가 잠시 멈췄다 떠나면 말의 조각들 비눗방울처럼 날아 난다 쌀알 문장 좁쌀 문장 꽃필 문장 어느 것 취할지 어리둥절하다 가방 멘 구문 중절모를 쓴 툭툭 끊긴 문장 미끈하고 수려한 어절 은어비늘 번뜩이는 신선한 시어 모두 모아 적으면 뒤죽박죽 하겠다 골라서 가장 낯선 이미지를 그리자 운암역 광장은 내 허방을 채울 곳 곡기 묻은 입술에서 시어가 우수수 떨어진다 자작글-022 2022.05.18
강원탄광 강원 탄광 /호당/ 2022.5.18 시커먼 아가리 벌린 입천장 여인의 치맛자락 휘날려 향수 뿌린들 시커멓다 석탄불 이글거림에 팔도강산 불나방 날아든다 석탄불 활활 탈수록 강물은 먹물로 울컥울컥 한 집 건너 총총 삼겹살 구워 지글지글 석탄불 불꽃 꺼지자 탄 더미 깔린 영혼의 인광이 얼른거린다 모두 어디로 갔나 물은 맑게 흐르고 떠난 연어는 회귀할 줄 모른다 카지노판 한 모퉁이서 행불행이 뒤범벅된 속에 꺼진 불이 더 많다 몰락한 왕족 같다 탄가루 날지 않으니 내 목구멍이 칼칼하다 자작글-022 2022.05.18
축하난49 축하 난 49/호당/ 2022.5.15새파란 낯바닥에 눈알 반들반들참새떼처럼 짹짹짹흑판 탕탕 조용히 해단물만 쪽쪽 빤 참새떼숙제장은 빈 쭉정이파대* 휘휘 돌려탕! 탕! 참새들 쫓긴 채 부들부들거실에 앉은 난 49무임 승차할 얼굴들이나를 바라본다추억으로 묻어 둬요파대 소리 기억나49회들 마음 함께한다조심조심 건널 세월새파란 난의 기상은당신들의 모습*破帶:농촌 가을철 논밭에 참새 쫓는 기구.짚을 꼬아 만든 줄 끝에 삼,말총,짐승 가죽을 달아 길이 2-3미터 이것을 휘돌리다가 반대로 획 감으면 총소리가 난다 자작글-022 2022.05.16
떨림 법칙 떨림 법칙/호당/ 2022.5.16 입학시험 취직시험 승진시험 학력고사 등등 그때마다 진도 5정도 타인은 진동 있는지 없는지 당락이 걸린 명줄 잡고 바르르 떨고 시험지 받고 간직한 밤송이 까서 알밤 웅덩이에 하나씩 처넣고 다시 웅덩이 점검하고 여진 없이 잔잔하다 가슴 꽃 필 듯한 예감 이건 떨림의 법칙이다 나만의 증상 자작글-022 2022.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