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417

漢江의 奇蹟

漢江의 奇蹟 /호당/ 2023.7.21피와 땀에서 기적이 쌓인다우리도 잘살아 보자는 외침보잘것없은 사과나무에가발을 묻고 살점마저 묻고석탄과 월남에 젊은 피 흘리고사과나무를 키웠다드디어 붉고 굵고 단물 줄줄 흐르는 사과한강에 둥둥 떠내려간다흔한 사과 단맛 느낌 없는절은 신세대반들반들 뽀얀 얼굴들보릿고개는 전설 풍요의 사과 연일 상한가 치자외국 처녀가 한국 총각에 낚싯대 던져 걸려 오기 갈망한다한강의 기적* 울린 세대천상에서 너희 맘껏 누려라 웃음소리 들린다신세대 희열중간 늙은 세대는 오만폭삭 늙은 세대는 아쉬움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선진국 대열에 어깨 나란히 한다*상식으로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자작글-023 2023.07.21

다문화 시대

다문화 시대 /호당/ 2023.7.19 단일민족이란 말 하지 말라 우리 문화만 고집하다간 대원군 살아올 것 같다 연애는 필수여정 마지막 부모 승낙은 통과의례 또는 통보 세계화된 국경 없는 결혼문화 젊은 세대 개방적 자유분방하다 외국대학 한국학과 개설이 늘어나자 인기 폭발 한국을 동경한다 국내에서 쉽게 보이는 외국인들 우리 문화의 주가 연일 상한가를 치고 외국 처녀들 낚싯대 드리운다 다문화의 공존을 인정해야지 신토불이에 뿌리내리면 행복의 꽃은 만개할 것이다

자작글-023 2023.07.19

덩그러니

덩그러니/호당/ 2023.7.18 이곳은 장맛비는 오락가락 내륙지방 물벼락 맞아 아우성치는 소리 여기까지 들리는 듯 내 귀는 멍하다 공원 정자에 늙은이 둘 세상을 관조하는지 덩그러니 앉아 무념 무언한다 그 앞 비둘기 한 쌍 정답다 한편 팔거천에 왜가리 하나 강바닥 훑는다 마음 보내고 싶어 멸치 한 움큼 던졌지만 떠내려가든 말든 무심하다 덩그러니 있으나 떼거리로 있으나 마음이 허전하면 거기가 거기다 3호선에 몸을 싣는다 딱히 거점도 없이 덩그러니 마음 허해진다

자작글-023 2023.07.18

시 짓기

詩 짓기/호당/ 2023.7.17 그녀를 언뜻 보고 마음 뺏긴다 어떤 영감 하나 스친다 치맛자락 붙들고 수작 한 움큼 걸고 싶은데 나만의 속앓이 내게 눈 한 번 준 적 없다 사라질 듯한 영감 살아난다 어떤 옷을 입혀야 생생할까 입혔다 벗겼다 새벽이 온다 나만의 스타일에 옷을 입힌다 마음을 불어 넣지 않으면 허수아비 된다 마음 준 적 없는 그녀에 내 맘 스며 잉태해야지 졸시 拙詩 하나 출산한다

자작글-023 2023.07.17

인터넷 유튜브

인터넷 유튜브 /호당/ 2023.7.17 계발 선인장에 대한 애착은 엽서 붙은 우표 같다 푸른 립스틱 입술 같은 여인 반들반들한 꾀임에 마음 뺏긴다 10월이면 이 작업을 꼭 하란다 올해 자란 잎은 제거하라고 믿어야지 사정없이 따버렸다 아닌 걸 잎이 시들시들 맥이 없어진다 봄이면 일어서겠지 새 기운 실어 기분 전환 할 것이라 믿어 분갈이했다 봄을 지나 한여름 탄력이나 윤기 잃은 입술들 쪼그라진다 찰싹 붙은 우표 떼일 수 있는 공간만 벌어진다 인터넷 유튜브를 믿어야하나 쉽게 마음 젖는 일 느긋하게 원두막에서 생각의 우물에 잠겨보렴

자작글-023 2023.07.17

몇 초 사이 망상

몇 초 사이 망상 /호당/ 2023.7.15 TV에는“봉화의 재발견”을 방영한다 수구초심은 머리에서 시작하냐 여자 연출자의 꽁무니 따르며 매료한다 “쿵” 이것 무슨 소리! 불길한 까마귀 짓는 소리가 귓바퀴를 헛돈다 내자는 지병을 앓고 있다 통증을 이기려 진통제 먹고 저녁 목욕한다고 도왔는데 “쿵 쿵 쿵” 내실이 잠겼다 기척이 없다 앞이 캄캄해 두드려라. 아닌 걸 다급해 스마트폰 벨을 보낸다 “여보, 여보”잠긴 문만 두드린다 더운 밤하늘 폭우 아닌 우박이 쏟는다 다급한 부르짖음 여보! 문이 열리자, 까치 떼 “꺅꺅꺅” 몇 초 동안의 망상 검은 소용돌이를 뱅글뱅글한다 가까스로 헤쳐 나왔다 망상 妄想은 망상 望床이 되었다

자작글-023 2023.07.16

참새 떼

참새 떼 /호당/2023.7.15 한창 서숙이나 벼가 단물 들어 익어갈 무렵 새들이 가장 즐길 시기다 이때 새 쫓는 어린 마음을 애타게 한다 새총 고무총은 쓸 수 없고 파대* 破帶 휘휘 돌리다 갑자기 역 방향으로 끌어당기면 탕 탕 이것도 자주 하면 그만 귀에 익어 효험 잃어가고 코앞까지 가서 우워이! 빈 양철 무동이 치면 눈이 말똥말똥하다 그래 잠시 비켜주마 저쪽 귀퉁이에 날아가 앉는다 따라가서 재발 좀 가라 빈 양철 무동을 두드린다 이쪽으로 날아가며 용용 죽겠지, 파닥파닥 나는 꼴이 얄밉다 종일 숨바꼭질 한다 얄미운 녀석들 단물만 쪽쪽 빨아먹은 빈 껍질만 남는다 한겨울 먹이 찾아 마당에서 짹짹 얄미운 생각 사라지고 귀엽고 측은해 쌀 한 움큼 흩어준다

자작글-023 2023.07.15

한티재에 오르다

한티재에 오르다/호당/ 2023.7.14 차를 몰고 꼬불꼬불 간담이 서늘 서늘 마음도 따라가야 한다 성인군자라 할지라도 마음을 함께하지 않으면 한티재에 오를 수 없지 어떤 길이든지 마음이 따라와 인도받는다 길에 대하여 거부의 마음이나 조아려 들지 않으면 길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한티재 꼬불꼬불 마음 닦는 길 정상을 정복하면 동안거를 마친 스님의 마음처럼 맑아 멀리 가까이 산봉우리가 손뼉 치며 피톤치드를 보낸다

자작글-023 2023.07.14

공감

공감 /호당/ 2023.7.12 우주의 기를 끌어모을 수 있다면 어떤 신비한 힘이 깔려있을 것이다 우리의 만남이 그냥 평범한 철칙 하나 가령 바닷가 조약돌은 멀지 않아 바닷속으로 사라질 것에 공감한다 점심시간 붐비는 시간을 푸성귀 무성한 틈에 끼여 검버섯 피우고 있다 바닷물이 왔다 갔다 한들 만남이란 가장 생기 띄우는 끓인 두붓물에 간수 서너 방울 받아 얽혀들어 형상화된다는 것 쏟아내는 음률이나 어눌한 문장 이 같은 레퍼토리일지라도 맛을 삼키고 커피를 음미하여 공감 하나씩 가슴에 묻으면 하루가 생기 돋는다

자작글-023 2023.07.13

사련에 빠져들 뻔하다

사련에 빠져들 뻔하다/호당/ 2023.7.12 어스름 뒷골목 social dance 족속이 모이는 날이면 골반 뼈 희열의 소리가 미끄럽다 음향기기는 콜라 거품을 부풀어 꾸역꾸역 넘긴다 쇠골과 쇠골 사이로 음향의 기가 자유로이 왕래하여 세이커 족속보다 더 황홀감에 빠져 밀착한 우표딱지 같다 나방의 나래 파닥거리며 불꽃에 다가가면 암나방은 골라 골라 잠시 묵언으로 邪戀을 허락한다 정한 날로 정한 social족속은 사련에 빠져 뱅글뱅글 돌다 혼을 담보하고 사련의 계단 밟아 늪에서 허우적거리다 없다는 듯 사라진다 꽃뱀 혀끝이 마비되어 아닌 척 모른 척 카스트로 음역으로 부르면 몰입될 뻔한 사련은 씻은 듯 사라진다

자작글-023 2023.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