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나는 따뜻하다 추워도 나는 따뜻하다/호당/ 2024.12.22동짓날 추위 계속 머문다노인복지관 발붙인 지 10여 년눈감은 버들강아지 눈 틔우려는데 따뜻한 입김 불어 넣어 교실이 화끈하다매년 있는 간담회상투어는 뻔한 사실갈비탕 대접에 여러 의미가녹아있어 따뜻하다내친김에 피부과 병원을 간다무좀약 복용 4개월째정밀검사 결과는 없음무좀과 60여 년을 있음 없음이잠복. 발현 잠복 발현은 가히 발호다우선은 따뜻하다비무장지대를 걸을 수 있어이대로 내 맘의 해가 질 때까지 따뜻하게. 자작글-024 2024.12.24
내가 걸어온 길은 추억이다 내가 걸어온 길은 추억이다/호당/ 2024.12.24먹을 것 부족한 길은내 고향이다눈감고 숟가락질해도코에 넣지 않은 길조금 멀리 걷고 싶다조금 낯선 길 만나면촌티 내어 어리둥절해진다누에처럼 허물 벗어야 자란다한 쾌에 꿴 북어 같은 형들 울력잘 정비된 넓은 도로를 걷는다죽을 둥 살 둥 책장 넘긴다책갈피 너절너절해지자내 아랫도리가 여물어 간다넓은 길이 많다는 것을 알아이 길에 밥줄 꼽겠다는 생각으로들어선 길이다내가 걸어온 길이 추억이 되고미래의 길은 모르겠다이 길이 붙박이가 되겠다. 자작글-024 2024.12.24
무명 시인 무명 시인/호당/ 2024.12.23시맥 詩脈에 올라탄 나시답잖은 술안주에 취해비툴비툴시답잖은 시만 배출한다낮 동안 기둥뿌리 맴돌다 시간을 허비한다고개 꺾인 풍뎅이처럼나래 파르르 떨며 뱅글뱅글 돈다다람쥐 쳇바퀴 굴리는 것처럼배회한다다람쥐는 쳇바퀴 돌리는 일이다른 길 다른 풍경이 전개한다는 생각 때문에 즐겁다밤 고양 준동할 무렵이면시맥과 무명 시인의 격돌이다결국 시의 구문 끌어와 시답잖은시 한 편 배출하고 혼자만시답다*고 생각한다명산을 동경한다.*마음에 차거나, 들어서 만족스럽다. 자작글-024 2024.12.23
동지 추위 동지 추위/호당/ 2024.12.21동짓날 추위이름값 하는지오돌오돌 떤다나는 70대에 내복 입지 않고활보했는데세월에 이길 수 없다내복 입고도 상하는 경계선이 뚜렷하다쳇바퀴 도는 코스엔노점 상인이 떤다고개 숙여 눈 맞추지 않으려자신이 미안해한다세상은 공평하지 않지자신의 온기 감싸기 바빠여력이 없어 미안하다한파는 물러간다봄이 두려워 맹위를 떨쳐보는 게다. 자작글-024 2024.12.22
서변동 꽃집에서 서변동 꽃집에서/호당/ 2024.12.20원종 게발선인장에 매혹해여기 꽃집에 한 번 들려의뢰한 적이 있다혹시나 새 품종이 있는지 들렸더니 게발선인장 꽃 여인이 반긴다친절이 향긋해 매혹한다아. 그때 부탁한 분이군요 3월경에 출하할 겁니다시클라멘 꽃이 유난히 곱지요코에 들어 밀며 향기 맡으란다서로 주고받은 말에 지린내를 향기로 덮어 올린다빈손으로 뒤돌아 온다는 것은내 뒤통수가 부끄럽다이만큼 뿌린 향이 쌓여내 코가 즐거웠는데시클라멘을 안고 나서자내 뒤통수에 꽃향기 막 뿌리며 환송한다. 자작글-024 2024.12.21
서변동 온천탕에서-2 서변동 온천탕에서-2/호당/ 2024.12.20쌓이고 쌓인 내 허망의 잔해다온천탕에서 국수 면발처럼 밀려 나간다저렇도록 내 죄의 변형을 걷어낸다이해에 못다 한 시책을 마무리하려는 것처럼보도블록을 걷어낸다뽀글뽀글 온천수의 말내 허물을 고하라그러면 가벼워진다고해 성사하듯 38도 40도 45도사우나탕 65도 75도옮겨가며 토해낸다바싹한 가오리 포가 누굴 누굴 퉁퉁 불어 남김없이 울어낸다마음마저 가벼워진다. 자작글-024 2024.12.21
실직 실직/호당/ 2024,12,19빨대 꽂고 뱃살 기름기 흘러더 편해지려는 파업어정쩡한 나이에 빨대 끊겨봐라가장이란 이름기둥이 기웃뚱한다그는 자영업자다불법 공영 땅에서 벌리다회수하고 차릴 곳이 없다.분에 올린 나무하나 시들어간다고개 숙인 수탉 날갯죽지 꺾여 암탉에 쫓기는 신세파업은 신선놀음실직은 빨대 꽂을 곳 없어거세당한 수탈 신세. 자작글-024 2024.12.19
미늘 하나 미늘 하나/호당/ 2024.12.18북렌드 사장과 마주 앉으면내가 작아진다그의 위의 威儀에 가위눌린 듯문학이란 의장에 왕관 쓴 문호 文豪에 마음 드러내반성문을 읽는다아니올시다그것 또한 지나간 것을연신 스마트폰 벨이 울린다덕망 있는 분의 벨은 쉴 틈 없구나직원과 함께 추어탕 한 그릇씩묵념의 늪에서 숟가락만 달그락오래 머물러 더 써낼 반성문 없어 일어선다문장 외 선물 보따리 안겨준다고맙다내 삶에 도운 분 정심 한 끼로 때워 끝낸다앓던 미늘 목에 걸렸다 넘어갔다발걸음 가볍다. 자작글-024 2024.12.19
무슨 낯짝으로 얼버릴까 무슨 낯짝으로 얼 부릴까/호당/ 2024.12.1610여 년을 시맥 詩脈 찾아헤매다 벌써 요단강 둑에섰잖아시집다운 시집 내고 건너야겠다는 집착그 후 벌써 3년이 흘렀다그때 북랜드를 찾아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딱 맞다뭉텅 반을 꺾어 밀어붙이자기가 찬 지 베푼 지 그래그래 좋은 대로 하라빈대도 낯짝이 있다는데 용서(고맙다)를 빌겠다는집착이 마음 밑바닥에 쌓였다반성문을 쓰고 싶다내 주소가 없어지기 전에나를 도운 이에 정심 한 끼로때우는 중이다하찮은 선물 들고 북랜드를 찾아(내일 水) 무슨 말로 얼버무릴까? 자작글-024 20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