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여사 맞는 날 무명 여사 맞는 날/ghekd/ 2024.9.4내가 좋아 시작한 일벌써 십여 년이 지났다한결같은 열정으로 맞는 날은 즐거웠다노을 걸친 나이부터 가는 날 밤은 긴장이 된다잠 설치고 일어나 아침이면 힘 솟는다교실 문 열자 늙은 눈망울이 일제히 빛난다이것 때문에 식지 않은 열정한 번도 그날 할 말을준비 안 한 적 없다풍월을 읽고 쓰지만 더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기엔 버거운 듯하다더욱 읊으면 유명 여사의어깨 으슥해 지겠다 자작글-024 2024.09.05
머스마들 머시마들 /호당/ 2024.9.3안드로젠 androgen 분비할 즈음가시나에 끌리는 머시마들아봉곳한 목련 보고 두근거리는 가슴 두드리다가거미줄 치거나낚시 드리우고하세월 기다리다 지치지 말라몰래 슬쩍 쪽지 한 장 끼워 넣고안절부절못하는 사이반쯤 뜬 눈 확 감아버리는 가사나후드득 세월 흘러간다혼자만 가슴 졸이는 머시마의 짝사랑 한 막 자작글-024 2024.09.03
사랑 찾아 사랑 찾아/호당/ 2024.9.3 냇가 물오른 버들강아지나에게 사랑은 오는가부풀고 물올라 푸르러진다웬걸 기상 이변이 오다니급속도로 말라간다물오르면 내 가슴에 사랑 찾으려 옥시토신을 막 흘리는데장미 한 송이 건네주려는대시하는 탱크 정신이 없다무심한 세월 흘러푸르던 은행은 노랗게 물들인다간밤의 찬바람 우수수 떨어져노랗게 널브러진다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보다침 꿀꺽 삼킨다짝사랑은 시행착오가 아니다 자작글-024 2024.09.03
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도 입술로 글을 쓴다 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도 입술로 글을 쓴다 /호당/2024.9.3 서로 좋은 게 좋다는 말만 하는 게 삶이 전부는 아니다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도 때로는모른다고 때쓰며 따라오지 않으려는 새끼 염소 같은 짓도 삶이다먹기 싫다고 또는 모른다고 앙앙거리는 아기에게 엄마처럼 억지로 밥숟갈 집어넣는 것도 생이다언젠가는 눈감은 버들강아지 비 맞고 강물 흐르는 기슭에서 거짓말하듯 눈 활짝 뜰 날에입술로 글을 쓴다날아간 새들아 돌아오너라먼저 간 버들강아지보다 오늘 아침 허겁지겁 달려와서 ‘가, 나, 다’글자 쓰려는 자안부부터 묻자배운 자나 못 배운 자나 간단히압축된 삶의 기록은 없다강물처럼 생은 흐른다같이 흐르다 갈래로 갈라지다한곳으로 만날 때도 있다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가 입술로큰소리치며 글을 써서 꽃 필 때가 온다.. 자작글-024 2024.09.03
새벽 종소리의 변신 새벽 종소리의 변신/호당/ 2024.9.1곤한 잠 깨워 개미 잔등 타거나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되거나항만을 출발하는 기적소리로 변신하거나높은 굴뚝의 연기로 변신해 나른다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풍요의 깃발 날린다배 블록 해지자휴식의 그늘에서카스트라토 castrato로 변성법을 흉내 낸다무지개다리 건너 청아한 음향은푸르게 뻗는 그대들 어깨를 깨운다한 줄기 바람에 새벽종 소리는단비로 변신대지를 살지게 내려앉는다 자작글-024 2024.09.01
늦가을의 파계사 늦가을의 파계사/호당/ 2024.8.31아등바등 세월 붙잡고지친 가슴 부여잡고삶은 연습이 아닌걸헝클어진 바람 한 줄기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봐생은 밑뿌리 잡고 떨어지지 않네절룩거리며 삐걱거리는 관절음이 연리지 하나 비벼대는 소리 닮아삶은 아픔도 품어야 한다네원통전에 올라 바라본다목어는 뱅글뱅글 낙엽은 우수수반야심경 목탁 소리겸손하게 대숲으로 내려앉네 자작글-024 2024.08.31
을지전망대에서 을지 전망대에서/호당/ 2024.8.30민통선 건너 북녘아련히 보이는 마을들초소들뒤통수 감시망은 노려본다겁에 질려 음cm리는 듯우울하게 느낀다민통선의 새들은남으로 북으로 자유로이왕래하건만언제 철조망이 걷힐 것이냐남을 그리워하고돌아 올 수 없는 사람아억압과 거짓 선동에 길 들린 사람아척 곧이 믿지 말라고남에서 불어온 바람따뜻함을 느끼라고포연이 사라진 지 반세기 넘는데 이대로 굳어만 간단 말인가오라 남으로 바람 따라 철새 따라어화둥둥 안아보자 자작글-024 2024.08.30
황소식당에서 대화 @font-face { font-family:엔터갈잎; src:url(http://myhome.hanafos.com/~jsa5436/img/enter_galip9_beta2.0.ewf) };body,table,tr,td,select,input,div,form,textarea,font{font-family:엔터갈잎; font-size=12pt; } #comments {background-image:url("http://file.sayclub.co.kr/charimg/item_real2/a_s_01_911_01_00.gif"); background-color:ffffff; }.inputtext {background-image:url("http://cafe103.daum.net/_c21_/pds_down_h.. 자작글-024 2024.08.29
조상의 묘 이장 조상의 묘 이장/호당/ 2024.8.27봉안당이니 화려한 묘지 단장 우뚝한 비석을 보면산자의 위세를 가늠한다시대의 흐름이 자꾸 바뀌는데대대로 이어 보존할까처남의 전화는 비장하다조상의 묘지를 이장할 처지란다뜻밖의 말에 정신이 아련하다묘지에서 영민하실 줄 믿었는데날벼락이 떨어지다니화장한다면 그것으로 끝내야 한다는 어느 글에서 읽었다아무것도 남기지 않아야 무로 돌아간다내자와 대화는 가슴 아프지만재는 뿌리는 게 후대에 짐이 되지 않는다내 죽음은 흔적 없애는 걸로마음먹는다 자작글-024 2024.08.28
시인의 사랑법 시인의 사랑법/호당/ 2024.8.27함께한 자리를 같이한 강의 몇 주가 사랑 실은 솔바람이라 생각한 그녀강의의 여운을 나는 물밑으로 잠재웠지만그녀는 로트레그의 기품쯤으로생각하는지수년간 잿불 속에 잠자는 참나무 숯불을기어이 되살려 내게로 화력의 꽃을 뿌려온다순수한 마음으로 화답하는 마음으로 아기처럼 영산홍을 피워낸다발정 난 암캐는 배회하듯발광체가 활활 타자함께 행동 못 한 시어가부끄러워진다그대에 진실로 들려줄 이 한마디‘사랑해’가 인색한 가뭄 비처럼 내리지 않는다수두룩 깔린 꽃향기 속에서냉철한 시인의 사랑법 자작글-024 202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