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새움이 자랄 때
호 당 2008.11.9
개구쟁이 소꿉놀이 시절
즐겁게 노는 것만이 내일일 때
곤하디 곤한 몸
밀려오는 어둠 장막 뒤쪽을
숨기만 하면
꿈의 나라에서 헤엄쳤다
밀물이 밀려오고 달이 웃자라
망월일수록 화려했었다
이웃집 순이와의 소꿉놀이에
깨가 쏟아질수록
탱탱 부어오른 고무풍선으로
되었을 때
화장실을 들락거리지만
조이기만 계속되었다
이윽고 수문이 탁 터지자
냇물은 힘차게 흐르고
둥근 달이 환하게 비춰
이보다 더 시원하고 기분 좋으랴
달이 떨어지자 밀물이 확 빠지면서
떠내려가다 암초에서 밝은 햇살을 봤다
마른 논바닥인 것이
흥건히 젖은 것을 알아차리고
마음이 편치 않았고
낯바닥이 화끈거렸다
가는 나뭇가지가
후려칠 것 같은 두려움에
우뢰가 칠 것 같았으나
환한 햇볕이 쬐면서
소금 꿔 와야 하겠다는
아빠의 말씀에
조금은 마음 놓았다
키를 덮어쓰고 바가지를 들고
소금 꾸려 왔다고 했을 때는 백지였는데
간밤에 오줌 쌌구나! 하고
키를 두드릴 때는 붉은 조명이 켜저
울어버렸다
그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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