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괴로움

인보 2011. 12. 15. 12:16


괴로움
호 당  2011.12.15
돌 틈에 끼여 얼굴 내미는 
어린 풀잎같이
돌에 깔려 떠밀고 싹 틔우려는 
씨앗같이
밝은 바깥에 얼굴 내밀고 싶다
맑은 말 가득 담아
퍼주고 싶어도
깊은 우물 밑바닥에 까려 있어
두레박 내려도 고이는 것 없어
누구나 맞는 불 끄는 시간을 
야행성 짐승 너구리같이
하얀 시간 맞아 향일성 식물같이 
한쪽으로만 뻗어야만 하는 지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여 
시들고 괴로워하는 
말 한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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