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처음 만날 때

인보 2021. 2. 7. 16:05


처음 만날 때/호당. 2021.2.
혼자만 끓고 있는 배알이
연못의 파랑이 고조된 것은
그녀를 훑고 간 바람 때문이다
슬쩍 쪽지 하나 
제비에 날려 보냈다
같이 다 한잔 나누고 싶다고
새파란 촉수를 내밀고
바르르 떨었다
미친 짓거리라고
붉은 새싹에 침 뱉고 
뭉개버리지 않을까
제비 입에 지푸라기 엽서 
물어다 왔다
두근거리는 가슴
첫 대면이 어색한 흑백의 색깔
이럴 때 내가 주도해야 하는데
내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나 이런 사람이야
연못의 파랑이 격랑으로 변했다
진정시키려 우왕좌왕한 나
겨우 잔잔한 파랑으로 가라앉고
그녀의 입김에 안도의 숨을 쉬었다
시작이 좋으면 결말도 좋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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